#스물한살 딸을 둔 이은호씨(54)는 딸과의 많은 대화를 원하지만 두세마디 이상을 이어가지 못한다. 뜻 모를 단어들이 대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물어볼 때마다 귀찮아하는 딸의 표정에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딸과의 사이가 나쁜 건 아니다. 언어 문제로 고민하다 20대의 말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이씨 처럼 딸 혹은 아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고 싶은 중년이 많다. 문제는 언어 등 자녀들의 트렌드를 읽지 못한다는 것. 20대는 ‘개성’을 대표하는 세대다. 대한민국의 유행을 이끄는 세대이기도 하다. 타인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자기만족에 삶의 중심을 둔다.

한마디로 ‘자신’에게 집중하는 세대다. 20대를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들의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때마침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다양한 분야의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20대의 행동과 트렌드를 분석했다.

◇겟꿀러[Get(얻다)+꿀(만족)+-er(하는 사람)]
겟꿀러란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꿀’을 빨러 다니는 이를 의미한다. 여기서 꿀은 ‘나의 만족감’을 충족시켜 줄 상품이다. 원하는 스포츠용품, 스마트기기 등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서 있기도 하고,  한정판 피규어를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물건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20대다. 브랜드나 가성비만을 따져 소비하지 않고,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다닌다. 한마디로 ‘내가 좋으면 최고’다.

◇노멀크러시[Normal(보통의)+크러시(반하다)]
노멀 크러시는 한마디로 평범한 존재에 반했다는 의미. 20대는 자극적이고 화려하고 특별한 것에 더 이상 이끌리지 않는다. ‘평범함’을 공유하길 원한다. 꾸미지 않은 듯 멋내기, 민얼굴처럼 화장하기 등 일상에 매료돼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주인공이 아닌 평범한 나, 성공담이 아닌 경험담에 집중한다. 그래서 청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소는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빛나고 대형 프랜차이즈가 우뚝 선 곳이 아니라 평범한 옛 동네의 모습을 간직한 골목길이다.

◇팩트광[fact(사실)+광(珖, 열광하다)]
“팩트로만 이야기하자고요!” 청춘들은 넘쳐나는 정보 중 팩트에만 집중하며 이렇게 외친다. 정보 홍수 속에 숨은 가짜 정보, 언어폭력으로 일그러진 시대. 20대는 올바른 가치관 정립의 의지로 스스로 팩트를 찾는다. 팩트로 교류하고 상황을 판단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현명한 세대다.

◇나로서기(나로서+홀로서기)
친구, 술, 수다…. 힘들 때 도움을 줄 것 같은 요소들이지만 결국 문제의 해결자는 자기자신. 20대는 직면한 문제, 상처, 갈등 등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뿐임을 깨달은 세대다. 항상 자신을 돌아보며 내면의 가치에 투자한다. ‘나로서기’란 바로 그런 20대의 세태를 함축한 말. 외부의 도움, 조언 등은 바라지 않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나아가는 ‘홀로서기’ 열풍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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