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9월 19.6회로 집계돼 8월(20.7회)보다 1.1회 떨어졌다.

지난 2005년 2월(18.1회) 이후 1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수치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예금을 인출해 쓰지 않은 돈이 많다는 의미다.

예금회전율은 2010년(34.8회) 이후 5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자금이 돌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돈을 풀고 기준금리를 내려도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예금회전율은 물론 통화 유통속도, 통화 승수 등도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돈을 풀어도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과 기업이 자금을 풀지 않으면 생산, 투자, 소비가 늘지 않아 마치 ‘함정’에 빠진 것처럼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성격의 불확실성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오래 지속되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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