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 스토리+풍경+맛…모자람 없는 ‘삼합’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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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스토리+풍경+맛…모자람 없는 ‘삼합’만끽
  • 한국관광공사
  • 호수 2100
  • 승인 2016.12.1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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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쪽에서 본 임피역사. 1936년 개축돼 현재에 이른다

장항선이 지나는 군산시 임피면 술산리에 시간이 멈춘 듯 아름다운 간이역이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오랜 세월 그 소임을 다하고 은퇴한 임피역이다.

1924년 군산선 간이역으로 문을 연 임피역은 일제가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들었다. 임피·서수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으로 운반,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한 거점이 필요했던 것이다. 대합실 벽의 안내문이 당시 상황을 알려준다.

“힘들게 수확한 쌀을 빼앗긴 농민들은 깻묵과 나무껍질로 허기진 배를 달랬고, 역사 옆 미곡 창고에서 노동자들이 배고픔을 참고 쌀가마니를 실어 날랐다.”

실적이 좋았는지 임피역은 1936년에 보통역으로 승격하고, 역사도 새롭게 지었다. 이때 지은 건물이 원형대로 보존돼 지금에 이른다. 임피역사는 화장실까지 포함해 2동으로, 목조건물 벽면은 모르타르로 마감했고 맞배집 형태다. 정면 출입구와 반대편 개찰구 위에 직선으로 박공을 설치하고, 철로 변 대합실 출입구 상단에 차양을 달아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게 했다. 대합실과 사무실 사이에는 난방시설을 갖추고, 지붕에 굴뚝도 만들었다.

서양과 일본 건축 양식의 결합
임피역은 서양 간이역과 일본 가옥 양식을 결합한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208호로 지정됐다. 역사 서쪽에는 시계가 귀한 시절, 사이렌과 스피커로 정오를 알리던 오포대와 추억 속의 펌프도 있다. 해방 후 임피역 풍경은 어땠을까? 대합실 벽의 안내문을 보자.

“임피역은 광복 후 비로소 지역 주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국전쟁 후 군산의 경공업이 발전하면서 농촌 청년들이 공장에 취직해 통근 열차를 타고 출퇴근했으며, 생선 장수들은 새벽 열차를 타고 군산항에 나가 생선과 젓갈을 구입해 머리에 이고 팔았다. 학생들은 임피역에서 통학 열차를 타고 군산·익산·전주 지역에 있는 학교에 다녔다. 이후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이 생기고 임피역이 영업을 중단함에 따라 이런 풍경은 사라졌지만, 임피역에는 삶의 애환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군산선 통근 열차는 2007년 12월31일까지 운행됐다. 2008년 1월1일부터 임피역이 장항선에 편입되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잠깐 운행되기도 했으나, 그해 5월 여객 운송이 완전히 중단되면서 이제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이제 임피역은 외부 조경과 전시 시설로 단장하고 관광객을 맞는다. 군산 출신 소설가 채만식의 대표작 <탁류> <레디메이드 인생> <논 이야기> 등을 모티프로 한 조형물이 들어서고, 객차를 활용한 전시관도 생겼다. 승강장 쪽에는 나무 벤치를 마련해 간이역의 고즈넉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개항장 군산은 인천이나 목포와 마찬가지로 근대사의 흔적이 많은 도시다. 특히 도심의 해망로와 군산 내항 일대에 근대건축물이 즐비해 임피역과 함께 여행하기 좋다. 출발점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다. 이름처럼 군산의 근대 문화와 해양 문화를 주제로 한 박물관에는 해양물류역사관, 독립영웅관,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어린이체험관 등이 들어섰다. 일제강점기 최고 번화가인 영동상가, 지금의 증권거래소와 비슷한 미곡취인소 등을 생생하게 재현한 근대생활관이 가장 인기 있다.

한국의 근대사가 고스란히
다음은 구 군산세관 본관(전북기념물 87호)이다. 1908년 대한제국 자본으로 건립된 군산세관은 서울역, 한국은행 본점과 함께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로 꼽힌다. 무역회사 건물이던 구 미즈상사는 카페로 바뀌었고, 해방 이후 위락 시설로 쓰인 적이 있는 건물은 장미갤러리가 됐다.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2호)은 군산근대미술관으로,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4호)은 군산근대건축관으로 활용된다.

마지막 코스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이다.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최초로 화포를 이용해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고자, 당시 전장인 내항 일대에 육해공군 퇴역 장비를 전시해 공원을 조성했다. 진포는 군산의 옛 지명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이어지는 근대역사문화거리는 도보로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해망로를 중심으로 근대역사문화거리 반대쪽에는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등록문화재 183호)과 초원사진관이 있다. ‘히로쓰 가옥’이라고도 불리는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일제강점기에 포목상 히로쓰 게이샤브로가 지은 전형적인 일본식 2층 목조건물이다. 외부는 물론 건물 내부도 형태가 잘 보존됐지만, 내부는 개방하지 않는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심은하와 한석규가 주연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은 포토 존으로 인기다. 영화 스틸 사진과 소품도 볼 수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 있는 곳이다.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어깨를 맞대고 늘어선 가운데 철길이 지난다. 1944년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준공한 이 선로도 2008년에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군산 시민의 휴식처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은파호수공원,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하고 맛볼 수 있는 비응항도 함께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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