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경기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식당들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실직·퇴직자들이 음식점 창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업원 10명 이상은 2.5% 불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재수)의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 지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체 수는 전년 대비 2.4% 늘어난 65만개였다.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5133만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식당이 국민 78명당 1개꼴로 있는 셈이다. 또 전체 음식점의 87.4%는 직원 수가 5명 미만인 소규모 음식점이었다. 종업원 10명 이상은 2.5%에 불과했다. 퇴직자를 중심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너도나도 외식업에 뛰어들면서 외식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기에는 질적인 성장 대신 가맹점 수 늘리기에만 급급했던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퇴직자처럼 처음 외식업종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받기 위해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 없는 프랜차이즈가 60%에 달한다. 즉 가맹본사에서 직접 운영해 성공한 경험도 없는 식당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의미다.

가맹본사들이 로열티보다는 초기 개설 비용을 가맹점으로부터 받아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어 초기 비용을 보전하지도 못한 채 폐업하는 가맹점도 속출하고 있다.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기관구내식당업(5억7000만원)과 서양식 음식점업(3억6000만원), 일식 음식점업(3억원) 순으로 높았다. 그러나 사업체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한식 음식점업은 1억2000만원, 치킨전문점은 1억원, 분식·김밥전문점은 7000만원에 그쳤다.

소비위축 속 출혈경쟁 심화
아울러 한정된 내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식업종의 폐업률은 지난 2014년 기준 23%로 전체 자영업 폐업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았다.

문제는 경기가 어려워지고 퇴직 및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외식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갈수록 많아지는 반면 외식 수요는 줄면서 문을 닫는 식당이 급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올해 같은 경우 청탁금지법 시행과 최근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지면서 식당 경기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실제로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0월 발표한 ‘2016년 3·4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서도 외식 소비가 감소하면서 4분기 전망은 지난해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71.04포인트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외식업종의 ‘경기 한파’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수청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장은 “일각에서는 세월호, 메르스 사태 이후 외식업계 경기가 ‘회복됐다’고 분석하지만 당시의 충격이 다소 완화된 것일 뿐, 실제로는 몇년째 매출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 등의 영향으로 내년엔 매출 감소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산업 전체에서 외식업의 고용인원이 200만명 가량으로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폐업은 물론 대량 실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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