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신한사태를 기억하시지요. 신한금융그룹 안에서 일어난 경영진들의 파벌 싸움 말이지요. 신한사태를 조기수습하고 6년간 이어온 한동우 시대가 곧 종료되면서 ‘포스트 한동우’를 준비 중인 모습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서열 1위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2위인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이면 끝나기 때문에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죠. 한동우 회장의 후임자로 현재는 조용병 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 양상이라고 합니다. 내년 초 신한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면서 회장 선임 레이스에 돌입합니다. 이번에 왕좌에 오른 후임은 최장 10년 가까이 시중은행 1위인 신한금융을 이끌 수 있지요.

후임 지명에 있어 가장 강력한 키를 가지고 있는 자는 한동우 회장입니다. 6년 재임기간 동안 사외이사와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었습니다. 차기 회장 선임에서 한 회장의 말 한마디가 상당히 무거울 수밖에 없겠지요.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유력하다지만, 한동우 회장의 심중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의 면면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조 행장이 2년전 신한은행장 자리 경쟁에서 위 사장을 제친 바가 있습니다. 그는 글로벌 사업과 자산운용, 영업, 인사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 행장은 6년전 신한사태가 터질 때 파벌 싸움에서 중립을 지킨 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반면 위 사장은 올해 8월 연임의 기로에서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특히 그는 3년 넘게 신한카드를 맡으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요즘 금융권을 강타한 핀테크 등 인터넷 사업에 있어서도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조직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탈바꿈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신한사태일 때 지주회사 홍보 임원직이어서 라응찬 당시 회장의 라인이었다는 소문은 약간의 핸디캡입니다.

객관적인 평가를 나열해 보니 조 행장에게 유리한 구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누가 선임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한동우 회장의 경우에도 2009년 신한생명 부회장을 끝으로 신한을 떠나 1년 넘게 야인생활을 하다 극적으로 회장직에 중용됐습니다. ‘왕좌의 게임’결말은 내년 돼봐야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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