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란 말을 올해 여러 차례 들어봤을 겁니다. 기존 은행권과 IT기업과 통신업체들이 합종연횡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대결구도를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지요. ‘은행법 개정이 진통이다,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등 걸림돌이 많았습니다만, 이러한 와중에 첫 테이프를 끊은 기업이 나왔습니다. 바로 케이뱅크가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을 딴거죠.

케이뱅크는 ‘넘버원 모바일 은행’이라는 모토로 이르면 내년 1월 말 영업을 개시합니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케이뱅크를 이끄는 대주주는 바로 KT입니다. ICT라는 첨단 기술력으로 혁신과 차별화적인 사업을 펼치겠다는 게 케이뱅크 임직원들의 각오입니다. 기존 은행권이 주도하는 게 아닌 통신기업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금융가에 분명 새로운 바람이 기대됩니다.

첫 인터넷은행과 같이 한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출범한 적이 있습니다. 1992년 평화은행이 그 주인공이었죠.  근로자에 대한 대출제도가 발달된 특수은행이었습니다. 확실히 다른 시중은행들과 다른 근로자 중심의 예금인출과 대출실행을 하다가 2002년 결국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케이뱅크는 평화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시장에 파장을 줄지도 모릅니다. 케이뱅크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진짜 모바일 은행’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단순 송금이나 이체뿐 아니라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 대출 등 은행업무 전반을 24시간 내내 이용하도록 한다는 거죠. 이제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뛰어갈 일이 줄어들 듯 합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과연 얼마나 우리 생활에 영향을 줄까요. 앞서 말한 대로 기존 은행 관련 모든 업무를 모바일로 해결하는 건 기본입니다. 거기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신용카드가 없이도 노점상이나 푸드트럭 등에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케이뱅크 안에서 음원이나, 통신데이터, 게임쿠폰 같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케이뱅크는 실생활에 편리한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보급한다는 계획이죠.

그래서일까요. 요즘 올해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고 있죠.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KEB하나은행 등 5대 은행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와 같이 비금융권에 있던 기업에게 인터넷 사업의 주도권을 빼앗기기 싫은 겁니다.

아마도 케이뱅크는 기존 시중은행들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가지고 가는가, 하는 고민을 할 겁니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도 사업 승인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인터넷 사업에서 후발주자 신세가 됐습니다. 2017년 은행권은 아마도 인터넷 전쟁으로 한바탕 소란스러울 듯 합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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