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 기업의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증가율이 -4.8%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다. 현대·기아차 파업과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2003년 이후 매출액 최대폭 감소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한은이 외부감사대상법인기업 3062개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3분기 기업들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3년 3분기(-6.3%)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4.2%)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한 반면 비제조업(0.1%)은 반등에 성공했다. 이중 석유·화학은 -16.8%를 기록했고, 금속제품과 기계·전기전자도 각각 -7.3%, -0.6% 떨어졌다.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가 11.9%로 하락 폭이 컸다.

석유화학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으로 제품 가격이 내렸다. 기계·전기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운송장비는 6월말 개별소비세(개소세)가 종료한 데다 3분기 내내 이어진 현대·기아차 파업의 여파가 실적에 반영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로 감소세를 지속했고, 중소기업 매출은 4.2%로 성장했다.

한은측은 올해 상반기부터 지속한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자동차나 조선업계의 수주가 기조적으로 크게 늘지 않는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수익성 개선세도 멈춰
수익성 개선세도 멈췄다. 올해 기업들은 성장성이 둔화하는 반면 수익성은 개선돼 왔다. 하지만 3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5.7%)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으며, 매출액세전순이익률(6.1→5.0%)은 전년 동기보다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의 경우 기계·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제조업(6.4→5.9%)이 하락한 반면 전기가스, 건설 등 비제조업(4.8→5.5%)은 상승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제조업(5.6→5.5%), 비제조업(6.9→4.3%) 모두 하락했다. 규모별로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상승(5.5→5.6%)하고 중소기업(6.5→6.0%)은 하락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대기업(6.2→4.9%), 중소기업(5.7→5.2%) 모두 하락했다.

윤재훈 한은 경제통계국 차장은 “상반기부터 매출 감소를 유발했던 요인이 지속하고 현대차 파업 등의 요인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개선
안정성은 다소 개선세를 보였다. 3분기 말 조사기업의 부채비율은 91.8%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94.6%) 대비 하락했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25.4%에서 24.8%로 감소했다.

업종별로 부채비율은 제조업(70.9→68.5%)이 기계·전기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하락했으며 비제조업(138.0→134.3%)은 전기가스, 건설 등 모든 업종에서 내렸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각각 87.8%, 113.3%로 집계됐고 차입금의존도는 23.7%, 29.8%를 각각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상반기까지 개선됐고 3분기에도 그렇게 나빠지지 않으면서 자본확충 추세가 이어졌다”며 “기업들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부채 관리도 적극적으로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15년말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 기업 1만5947곳 중 3062곳을 표본조사 했으며 조사대상 기업 중 84.0%가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