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미국 경금속 제조사 ‘알코아’

알코아가 첨삭가공(3D 프린팅 기술로 고체의 열가소성 플라스틱 재료를 성형하는 제조기법)을 활용해 보다 더 빠르게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꿔가고 있다.

곧 이륙할 비행기 안에서 창 밖으로 활주로를 바라보며 곧 제공될 시원한 음료를 생각하고 있을 승객이라면, 다음의 문제를 짧게나마 궁금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비행기 생산업체가 비행기의 안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것이다. 해답은 재료 과학에 있다. 그러나 재료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비행기 부품들은 비행 중에 동체가 받는 온도 변화나 피로도를 잘 견디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들을 거친다. 알코아(Alcoa)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12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 경금속 제조업체는 비행기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 부품들로 이뤄진 엔진 및 가스터빈은 보잉이나 에어버스 같은 비행기 제조업체가 비행기에 동력을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당신이 다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탑승하게 될 바로 그 비행기다. 문제는? 테스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세공부터 개발, 주물에 이르는 과정을 거쳐 니켈합금으로 된 엔진 부품들 중 한 가지를 제조하는데 1년 이상 걸렸다. 특히, 니켈합금 부품은 화씨 2000도(섭씨 약 1090도) 이상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던 와중에 회사는 3D 프린팅으로 잘 알려진 ‘첨삭가공(additive manufacturing)’에서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알코아는 1990년대 초반, 첨삭가공 기술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가 엔진부품을 형상하는 주형을 제조하는 데 이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첨삭가공을 통해, 회사는 부품 공정 및 제조 시간을 반으로 줄였다. 더 나아가 공정 비용까지 약 25% 절감했다. 알코아의 CEO 클라우스 클라인 펠드는 “우리는 소위 ‘2차 산업혁명’의 시작 단계에 와 있다”며 “떠오른 아이디어를 즉시 제품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 가능하다. 손가락 하나로 생산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알코아는 ‘절삭가공(subtractive machining)’이라는 공정을 통해 주형을 제조했다. 이 방식은 조각과 매우 흡사하다. 주 재료(알코아는 강철을 사용한다)를 필요한 형태로 깎아 나가는 것이다. 당시엔 회사가 엔진 부품 제조에 필요한 주물공정 주형을 완성하는데 짧게는 10주에서 길게는 30주까지 걸렸다.

그러나 오늘날 회사는 컴퓨터 이용 설계(CAD)와 3D 프린터를 연결해 주형을 제조하고 있다. 컴퓨터 파일을 토대로 3D 프린터가 겹겹이 층을 만들어 주형을 제조하는 것이다. 그 결과 약 6개월 걸렸던 공정이 2~8주 내로 단축됐고, 회사는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되었다.

알코아의 동력 및 추진력 기술을 총괄하는 부사장 보이드 뮬러는 “절약된 시간을 더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코아는 사업용 항공기에서 화물용 항공기, 소형 항공기, 심지어 헬리콥터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부품 주문을 더 빠르게 소화할 수 있게 됐다.

뮬러는 “기술이 없었다면 이렇게 다양한 엔진부품 제조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수준에 도달하는 건 어림도 없었다. 순전히 디지털 융합기술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리서치 업체인 우드 메켄지의 금속 및 광산 부회장에 줄리안 케틀 부회장은 알코아의 이러한 혁신성을 높게 평가한다. “알코아 같은 기업은 순수하게 상점의 진열대를 점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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