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인당 1천달러 돌파했다 하루만에 20% ‘폭락’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연초 들어 중국·인도에서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3년 만에 가격이 1000달러를 넘기는가 하면 하루만에 20% 넘게 폭락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개발된 가상화폐로 중앙은행 등 발행기관의 통제 없이 이용자 간 P2P(다자간 파일공유) 기술로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신흥국 중심으로 수요 폭증
비트코인 데이터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6일 장중 888.99달러까지 밀려 전장 대비 23% 폭락했다 946.60달러에 거래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1161.89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로 올랐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를 넘긴 것은 비트코인 붐이 일었던 2013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연초를 기준으로 최근 12개월간 비트코인 가치가 약 137% 뛴 것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400달러를 밑돌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난해 위안화 가치가 7% 가량 하락하면서 중국 투자자들이 다른 통화를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크립토코인 등 비트코인 전문 웹진에 따르면 2017년으로 해가 바뀌면서 24시간 동안 중국 내 비트코인 거래 규모는 500만비트코인에 달했다. 이는 약380억위안, 한화로는 6조5800억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해 11월 500루피, 1000루피 짜리 고액권 화폐 유통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현금부족현상에 시달렸던 것도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이 활발하게 유통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유럽과 남미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에서 화폐개혁과 뇌물스캔들 차단 등 조치를 강화한 것 역시 비트코인의 수요를 끌어 올렸다는 진단도 나온다. 또 지난 6월 비트코인이 ‘채굴’(mining) 방식을 바꾸면서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분가들은 분석했다.
위안화 따라 급반등·급하락
이처럼 비트코인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각국이 비트코인을 제도권에 편입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화폐와 달리 발행이나 관리를 맡은 국가 기관이 따로 없어 인기가 시들해질 경우 연쇄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2013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1000달러 선까지 올랐지만, 이듬해 일본에 있는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해킹 피해를 보면서 가격이 폭락한 바 있다.
최근에는 위안화의 가치에 따라 급반등과 급하락을 보이는 모양새다. 중국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들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글로벌 거래량에서 9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진다.
위안화 절하 압박에 놓인 중국이 자본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중국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트코인은 거의 2주 동안 랠리가 이어졌고 지난 5일 사상 최고까지 올랐다. 지난 2주 동안 비트코인은 40% 넘게 올랐다.
하지만 역외에서 위안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은 급반락했다. 역외 위안은 4~5일 동안 2% 넘게 올랐다. 이틀간 상승폭으로는 2010년 역외 위안 거래가 시작한 이후 최대다. 시장은 이같은 위안화 흐름에 대해 인민은행의 개입으로 해석했다.
CCO글로벌의 댄 콜린즈 대표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철저하게 위안화 가치에 연동돼 있는 만큼 위안화 가치가 더 오르면 비트코인은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비트코인 저장소 블록체인의 피커 스미스 본부장은 비트코인이 가파르게 사상최고가를 찍은 직 후 거래가 급격히 얼어버린 후 큰 변동성이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비트코인 거래가는 850달러에서 1000달러 수준의 안정적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