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은행권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 가릴 것 없이 신용위험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 역시 신용위험도가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

가계 신용위험지수 급등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7로 전망됐다. 2003년 3분기(44) 이후 최대다. 당시엔 카드사태로 110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정도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졌던 시기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1분기 22→2분기 22→3분기 20→4분기 13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나빠졌다. 올해 들면서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가계의 경우 부채 누증에 따른 취약계층의 재무건전성 악화, 소득 개선 제약 및 대출금리 상승로 인한 채무상환능력 약화 등으로 신용위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권이 예상한 가계와 기업의 종합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40을 기록했다. 전분기 22(실적치)보다 18포인트나 급등한 수치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4분기 실적치(44)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가 43을 기록하는 등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기업의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0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맞물려 은행들의 대출태도는 강화되는 추세다. 국내 은행들이 전망한 올해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대출 태도의 동향과 전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부터 100 사이에 분포한다. 전망치가 마이너스(-)이면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고 밝힌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은행 대출태도는 점점 깐깐해져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으로 은행들이 대출 증가를 억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2015년 4분기(-9)부터 마이너스를 이어 가는 가운데 갈수록 마이너스 폭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13)과 중소기업(-13), 가계주택(-30), 가계일반(-10) 등 모든 대출 대상자에 심사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담보가치 하락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대출이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조항서 한은 은행분석팀 과장은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 증가 등으로 대출 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은행금융기관도 신용카드사를 빼고는 대출 심사가 더 엄격해진다. 1분기 상호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2이고 상호금융조합은 -33, 생명보험회사는 -21이다.
국내은행의 대출수요는 대체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출 수요는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중소기업(23)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경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신용카드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강화될 전망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은 모든 업권에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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