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국주조산업 동반상생 임시총회’에서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왼쪽)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A사는 물량 감소와 납품단가 인하로 2012년 370억원대 매출이 지난해 230억원으로 37.8%, 물량은 1만7000톤에서 1만2500톤으로 감소했다. 납품단가 역시 kg당 1600원대에서 1300원 대로 떨어졌다.

영남지역 소재 B사의 경우 대기업의 납품 물량 감소와 단가 인하로 최근 5년 630억원대 매출이 440억원으로 감소했다. 물량은 3만4000톤에서 2만4000톤 줄었고, 납품단가 역시 kg당 1400원대에서 1150원대로 낮아졌다.
이처럼 국가기초기반산업인 주물산업이 채산성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고사 위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등 수요처에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또한 경기침체를 빌미로 납품업체간 출혈경쟁을 유도하는 부당한 거래행위를 행하고 있어 관련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물산업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더는 견딜 수 없어 납품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사장 서병문)은 지난 1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물업계 대표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임시총회를 열고 “주물산업이 채산성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경영 위기에 몰리면서 고사할 정도의 난관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조합은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최저임금 및 전기요금 등의 인상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있어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 등 수요처에 제조원가 상승분에 대한 단가 반영을 촉구했다.
이어 “수요처에서 합당한 납품단가를 인상해 주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자력으로 견딜 수도, 생산도 할 수 없어 공장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협동조합에 따르면 2007년부터 합리적인 납품 단가 책정을 위해 원가 변동 부분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대기업과 추진했으나 소수의 대기업만이 받아들였다.

제조원가 상승에도 납품단가는 오르지 않았다. 조합에 따르면 2015년에 비해 올해 1월 현재 고철은 78.2%, 선철은 10.5% 가격이 상승했고 지난 10년간 인건비는 71.6%, 전기료는 49.8%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주물제품의 납품단가는 제품별로 16.5~19.4% 인하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조산업 물량은 경기 부진에다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겹치면서 40% 이상 감소했다.

조합은 “정부시책에 따라 자동화 시설, 환경시설 등 청정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많은 빚을 내어 투자했다가 오히려 자금력이 악화됐다”며 “그동안 주물업계는 국가기반산업이라는 긍지를 갖고 생산에 전념했으나 대기업의 원가반영 비협조로 경영활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서병문 이사장은 “대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협력사에 전가할 게 아니라 협력사와 함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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