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지난해 12월29일 정기인사를 하면서 경영 운전대를 후계자에게 공식적으로 물려줬지요.
바로 조석래 회장이 첫째 아들인 조현준(사진)에게 회장직의 권한을 승계한 겁니다. 

그동안 효성의 후계자 승계를 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일단 효성의 지분 보유관계를 보더라도 조현준 회장이 13.8%로 최대주주였지만, 동생 조현상 사장과 지분 차이가 1.59% 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언제든, 경영권을 노릴 수 있을 거란 예측도 있었죠. 경영권 분쟁 같은 거 말이지요. 하지만 조석래 전 회장이 스스로 집안의 서열 정리를 해냈습니다.

조석래 전 회장이 이번에 경영권 승계를 한 이유가 있습니다. 조 전 회장은 현재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지만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구속은 면했습니다. 그룹의 수장으로서 신사업과 투자를 결정하기에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죠.

이제 조현준 회장에게 효성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조 회장은 침체기에 빠진 효성에서 드라마틱한 성과를 내면서 경영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1997년 효성 T&C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성과중심의 업무시스템을 정착시킨 장본인입니다. 현재 효성의 조직시스템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2007년부터 섬유PG장을 맡아 이 사업부문을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 40%까지 수익을 내는 핵심부서로 성장시켰습니다. 2014년에는 적자투성이던 효성중공업의 경영을 맡은 뒤 1년 만에 흑자전환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이러한 업적에 대한 자료들은 효성에서 강조하는 조현준 회장의 치적이 언론에 드러난 부분이기도 합니다. 조 신임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진짜 평가는 지금부터라고 봅니다.
오너에 대한 평가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순간부터 기록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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