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안 지나서 담양으로 향했다. 여행사를 경영하는 후배가 담양 답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겸사겸사해서 같이 합류를 했다. 몇주 전에 소개한 산성산과 연동사를 둘러봤다. 산성산쪽은 일요일어서인지 도로변이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이번 여행에서 새롭게 안 사실은 연동사쪽으로는 차량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금성 농공단지 방면에서 들어오면 된다. 또 지난번에 보지 못했던 연동사 요사채와 절집을 둘러볼 수 있었다. 연동사는 번듯한 절집 건물이 아닌 산중에 있는 토속카페처럼 운치가 있었다. 절집을 지키는 것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기웃거리는, 장난꾸러기 같은 어린 진도견들뿐이다.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사람 가는 것이 아쉬운지 문밖까지만 배웅을 나온다.

담양읍내의 죽물관을 들렀다가 대나무골 테마공원을 알 수 있었다. 박물관 안에 전시된 사진 중에서 관심을 끌어당기는 곳이 바로 대나무골이었던 것이다. 고향이 지척인 관계로 무수히 지나다니던 길임에도 한번도 찾지 못했던 곳. 팻말이야 안본 것이 아닌데 예전에 그곳에 공수부대가 들어서 있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가는 길에는 잠시 메타스퀘어 가로수 길을 걸어본다. 이제는 외곽도로를 내 놓은 덕분에 관광객들의 몫이 됐다. 으레 이 길을 거쳐서 가는 코스가 되었다. 금성면 마을을 지나는 다리를 건너면 왼쪽에 팻말이 나선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길가에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울창한 대나무 숲이 앞을 가로막는다. 햇살이 침범하지 못할 정도로 음습하다.
대나무골 테마공원(061-383-9291,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은 3만여 평의 야산에 대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높이는 대부분 사람 키의 10배가 넘는다. 자연적으로 군락을 이룬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가꾼 것이다. 아름다운 대숲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죽순을 채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나무골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CF가 있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났을 땐 잠시 핸드폰을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모 통신회사의 광고촬영지다. 그 외에도 청풍명월, 전설의 고향(죽귀), 여름향기, 흑수선 등 이곳에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던 곳이다.
대나무골 테마공원은 산책을 즐기는 곳이다. 대숲을 뚫고 3개의 산책로가나 있다. 1코스를 따라 올라가기 전에 입구에 있는 죽로천이라는 샘물로 목을 채운다. 굵은 대나무의 속을 비우고 샘물이 흘러내리는데 마치 대나무 속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는 듯하다. 대숲에 들면 은은한 죽향이 온몸을 감싼다. 대나무 숲에는 차밭이 조성돼 있다. 바로 죽로차다. 대나무잎에서 떨어진 이슬만을 먹고 산다는 차나무다.
고갯길을 넘어서면서부터 목장승이 서 있는 평평한 휴식공간이 나온다. 이곳부터는 야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부터는 송림욕장이다. 신발을 벗어 들고 걸으면 건강에 좋다는 표시를 따라 사람들은 그렇게 따라한다. 수령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소나무 잎이 떨어져 푹신한 흙길을 걷는 재미도 괜찮다. 쉬엄쉬엄 1시간 정도를 걸으면 한바퀴 빙 돌게 된다. 전설의 고장 ‘죽귀’의 촬영세트는 거의 허물어져가고 있다.
이곳은 사철 좋다. 죽순이 나오는 봄철도 좋고 한여름에도 대숲 그늘은 시원하다. 한겨울에 푸른 대나무 잎에 눈이 쌓여도 장관이다. 한번쯤 둘러보면 좋을 곳이다.
■대중교통 : 서울에서 담양행 고속버스를 이용. 혹은 광주에서 담양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담양에서 금성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해 금성면에 하차하면 된다.
■자가운전 : 담양읍내에서 24호선 국도 이용해 순창방면으로 가면 금성면을 지나치게 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들어서면 된다.
■별미집·숙박 : 산성산 소개했던 맛집을 이용하면 된다. 최근에 담양온천에서는 숙박동을 개관했다. 그 외는 읍내의 모텔을 이용하면 된다.

(이 혜 숙 여행작가 http://www.hyesoo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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