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6년 고용동향…청년실업률 9.8%로 역대 최고치

▲ 지난해 실업자가 1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 도서관.

지난해 실업자가 1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8%로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30만명대 밑으로 내려가면서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악화했다. 피부로 느껴졌던 고용대란이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제조업 취업자 7년만에 감소세 전환
통계청(청장 유경준)이 지난 11일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는 262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9만9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규모는 지난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가 목표로 잡은 30만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말 수정 전망한 29만명보다 많은 것이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 보면 7만2000명 감소한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작았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인원은 2013년 38만6000명에서 2014년 53만3000명까지 늘었다가 2015년 33만7000명으로 줄어들고 지난해 또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4.5%),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4.6%)의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제조업은 감소로 전환(-0.1%)했으며, 도매·소매업은 감소폭이 확대(-1.4%)됐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09년 3.2% 줄어든 이후 7년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7000명(0.1%) 증가했으며 무급가족 종사자는 2만5000명(-2.2%) 줄었다.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통계가 바뀐 2000년 이래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상승한 3.7%였다. 이는 2010년 3.7% 이후 가장 높다.

청년실업률, 1년만에 최고치 경신
이번 통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청년(15~29세) 실업자와 실업률이다. 청년 실업자는 43만5000명으로, 전년(39만7000명) 대비 3만8000명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9.8%로 뛰었다. 청년실업률은 2015년 9.2%로, 역대 최고로 치솟은 데 이어 1년 만에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반면 40대와 50대는 실업자가 각각 1만300명, 2000명이 줄었다. 60대의 경우 실업자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1만3000명 수준에 그쳤다. 15~29세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의 실업률은 모두 2~3%대 내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을 구하려는 청년은 늘어나면서 실업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고용시장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취업자는 2623만5000명으로 2015년보다 29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감 폭은 2009년(7만2000명 감소) 이후 가장 적다. 지난 2010년 이후 증가 폭이 20만명대에 그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수출부진, 한계업종 구조조정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8만1000명으로 2015년보다 5000명 감소했다. 앞서 2009년 업종별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12만6000명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취업자가 33만8000명 늘었다. 건설업도 건설경기 호조로 2만2000명 증가했다.

‘고용률 70%’ 목표 달성 어려울 듯
한편,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비공식’ 실업자를 합치면 그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취업준비생, 구직 활동을 포기한 주부 등은 공식 통계에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61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4000명(0.4%) 증가했다. 재학·수강(-2.3%), 육아(-5.5%) 등에서 감소했지만 연로(5.7%), 가사(0.8%), 쉬었음(2.3%) 등에서 증가한 결과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생’만 지난해 62만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0%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은 당장 입사원서를 내진 않지만 도서관에서 입사시험을 준비하거나 각종 기능학원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대학·대학원생 등으로 분류되는 399만6000명 중에는 취업이 안 돼 졸업을 유예하거나 대학원에 가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상당수는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비경제활동’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에서는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만 실업자로 분류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고용률은 올해 목표치(OECD 비교 기준 70%)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며 “그동안의 연간 변동 폭과 고용시장 상황 등을 감안하면 정책적 특이 요인이 있지 않고는 목표 달성이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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