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17개월 만에 최고, ‘밥상물가’도 급등 조짐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 겸 경제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최근 생산자물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12월) 생산자물가가 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최근 5개월째 상승세다. 지난 2013년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2016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00.79를 기록해 전월보다 0.8% 상승했다고 최근 밝혔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7월(-0.1%)을 제외하면 지난해 4월부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년 대비 생산자물가도 1.8% 올라 두달 연속 상승했다. 두달 연속 상승은 2014년 6월 이후 2년6개월만이다. 생산자물가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국내 시장에 처음 출하할 때의 가격을 조사해 지수로 만든 것이다.

상당수 품목의 첫 공급가는 여러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생산자물가의 흐름이 곧 소비자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채소·과일 등을 넘어 공산품까지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을 주도한 건 공산품이었다. 석탄·석유제품의 경우 그 상승률이 전월 대비 6.8%였다. 나프타(12.9%)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산업의 주원료다. 합성수지·합성고무·합성섬유 등이 나프타에 의해 제조된다. 버스·트럭·지프차 등의 연료로 쓰이는 경유도 11.2% 상승했다.

합성고무의 원재료인 부타디엔(BD) 가격도 급등했다. 상승률은 전월 대비 21.0%. 무쇠로도 불리는 선철의 생산자물가 역시 6.9% 상승했다. TV용 액정표시장치(4.7%) 같은 전기·전자기기도 크게 올랐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는 영향이 크다. 지난달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배럴당 52.08달러로 전월(43.90달러) 대비 10달러 가까이 올랐다. 해외 투자은행(IB) 등 주요 기관들은 국제유가가 올해와 내년 더 상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농산물을 중심으로 물가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4년 만에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서민 체감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수급 불안이 빈번하고 가계 지출비중이 큰 농축산물과 석유·통신 등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물가 안정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비 등 공공요금 및 각종 공공 수수료 인상 폭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유 부총리는 “공공요금은 공공기관과 지자체 차원에서 경영효율화를 통해 가격상승 요인을 우선 흡수하도록 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분산 인상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민생물가·수급대응 TF 및 물가관계장·차관회의를 연계시켜 물가대책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보완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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