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기의B2B 세일즈 필살기]

일반적으로 세일즈라 하면 B2C 세일즈를 떠올린다. 영업사원들은 뛰어난 언변으로 카탈로그에 있는 상품을 설명하고, 접대가 이뤄지는 동안 고객은 상품 구입을 결정한다.

수주영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일즈와 다르다. 수주영업은 기업이나 공공조직과 같은 집단에 큰 규모의 솔루션을 제안해 판매하는 작업이다. 이를 담당하는 사람도 영업사원이라고 불리지 않고, 판매자 조직을 대표하는 ‘영업대표’로 불린다.

그래서 이를 비즈니스 개발(BD·Business Development)라 한다. 그래서 수주영업은 적절한 관계 형성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정보와 이에 기반을 둔 차별화된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수주영업과 일반적인 B2C 세일즈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영업대표들은, 수주영업에서도 의사결정자와 연줄이 닿으면 수주가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사회의 투명성이 낮던 1960~70년대의 한국사회나, 일부 개발도상국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사실 연줄이 깊게 닿아 있을수록 중요한 사업 기회는 얻기가 어렵다. 생각해보라. 당신의 조직이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군 무기체계 사업을 수주했는데, 우리 조직의 담당 영업대표가 고객 조직 핵심 의사결정자의 아들이라면? 고객은 대내외적인 오해를 살 것을 염려하며 오히려 사업을 주지 않을 것이다.

상식과는 반대로, 과다한 관계형성이 도리어 수주를 막는 것이다. 수주를 위한 관계형성은 ‘우호적인 분위기’면 충분하다. 오히려 의사결정자와 연줄을 닿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고객조직의 의사결정자, 영향자들 각각에 맞는 전략을 세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영업대표들은 세가지 관점에서 전문가가 돼야 한다.

첫번째는 고객전문가이다. 영업대표들은 고객의 니즈를 정의하고, 이를 솔루션과 연결시킬 수 있는 전문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솔루션 전문가이다. 우리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며,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다. 정리한 솔루션을 제안서나 PT,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제안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적인 세일즈와 수주영업이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이 둘은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어서 고객을 상담한 세일즈 경험은 수주영업에도 도움이 된다. 고객조직의 규모와 거래 규모에 따라 세일즈와 수주영업이 구분되는 것이다.

세일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만, 수주영업은 솔루션을 판매한다. 솔루션이란 고객의 ‘가치’ 관점에서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를 결합·해체 또는 재구성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 세일즈에서 솔루션 판매로 갈수록 고객의 효용이 커지고, 판매자 조직의 이익률도 높아진다.

자사 고객 중 한 기업은 단순히 전선을 납품하는 기업이었다. 제안서가 필요 없었고, 전선 샘플과 단가, 카탈로그로 수주 여부가 결정되곤 했다. 하지만 이 기업은 그 사업 구간에 필요한 전선과 시스템을 묶어 토탈 솔루션을 제안하고 싶어 했다. 그것이 더 부가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요청한 스펙에 맞춰 샘플과 카탈로그를 주는 업체와, 비즈니스 이슈를 파악해내서 같이 고민하고, 토탈 솔루션을 제안하는 업체가 있다면 어느 기업에 더 마음이 가겠는가? 수주영업에 도전해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들을 수주하라. 기업의 매출과 솔루션이 도약(jump-up) 할 것이다.

- 쉬플리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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