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필요하지 않은 메모리 소자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 현상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메모리 소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저장 장치로 쓰인다. 각종 디지털 기기의 전력 지원 문제가 큰 난제인 상황에서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초저전력 컴퓨터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스핀융합연구단 우성훈 박사(사진)와 제프리 비치 미국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재료공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외부 전력 없이 ‘강(强)자성체’의 자기적 성질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력소모가 ‘제로’인 메모리 소자 기술은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제시돼 왔고, 실제 기술적으로 그 가능성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자성체는 니켈처럼 강한 자성을 갖는 물질로, 이를 이용하면 자성의 N극, S극의 방향을 바꿔 0과 1의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거나 지울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강자성체의 자성을 바꾸기 위해 외부에서 강한 자력을 보내는 방법을 주로 연구해 왔다. 이는 많은 전기가 필요한 방법이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물리학계에서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현상을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구현했다. 연구진은 강자성체의 자구벽(자성 경계)끼리 충돌시키면 ‘스핀파’라고 부르는 새로운 파동이 생기며 이 파동을 이용해 다시금 자성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외부에서 강한 전기를 주지 않아도 메모리 소자 간 움직임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데이터 저장이 가능해진 셈이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소형 정보 기기의 메모리 전력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성훈 박사는 “스핀소자를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은 향후 차세대 메모리 관련 산업전반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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