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 표현력이며,  현대의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개인은 물론 기업까지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며, 얼마나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좌우된다는 것을 피터 드러커는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오늘날은 다른 어떤 능력보다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다. 지금은 퇴임했지만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탁월한 연설 능력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었고,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훌륭한 프레젠테이션 능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사람들은 표현능력 즉, 말하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일방적인 자기표현이 아니라 쌍방형이라는 점이다. 소통을 잘하고 싶다면 말을 잘하는 것 못지않게 상대의 말을 잘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사람의 말을 잘 듣는 능력이 요구된다. 사람들은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는 조사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은 후계자인 이건희 회장에게 ‘경청(傾聽)’이라는 휘호와 ‘목계(木鷄)’의 경영철학을 남겨줬다고 한다. 사람과 기업을 이끄는 리더에게는 말과 행동을 절제하는 덕목과 다른 사람의 말을 새겨들을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당부였다. 이건희 회장은 선친의 이 유훈을 잘 이어받아 오늘날 세계적인 첨단기업 삼성을 만들 수 있었다.

 ‘목계(木鷄)’는 <장자>에 실려 있는 우화로 ‘싸움닭은 마치 나무로 만든 닭처럼 흔들림이 없어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경청(傾聽)이라는 한자는 기울일 경(傾)과 들을 청(聽)으로 이뤄져 있다. 듣기 위해서는 몸을 기울여 주의 깊게 들어야 하고, 몸을 숙여 겸손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목을 뻣뻣이 하는 오만한 자세로는 정작 필요한 말은 듣기 어렵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지시하고 명령하기는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부하직원의 말을 듣는데 미숙한 사람이 많다. 이럴 때 조직은 폐쇄적이 되고 상하간의 소통은 문을 닫게 된다. 부하직원의 쓴 소리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귀가 열릴 때 조직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좋은 정보를 들을 수 있고, 훌륭한 아이디어들도 얻게 된다. 귀에 달콤한 소리, 마음에 드는 소리만 듣고 정작 듣기 거북한 이야기는 배척한다면 주위에 처세에 능한 사람만 남게 되고 정작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들은 떠나고 만다.
<여씨춘추>에는 ‘망국의 군주에게는 직언을 할 수 없다’고 실려 있다. 고집이 세고 자만심이 강한 군주는 부하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가 다스리는 나라는 곧 망하고 만다.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고사성어로 유명한 오나라 왕 부차가 그랬고, 초한지의 영웅 항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대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과 강력한 군사력을 가졌지만 충직한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아 망하고 말았다.

‘언자무죄 문자족계(言者無罪 聞者足戒)’ <시경>에 실려 있는 말로 ‘말하는 이는 죄가 없으니 듣는 이가 경계로 삼으면 된다’는 의미다. 열린 소통의 조직을 원하는 리더가 반드시 새겨야 할 말이다.

- 《천년의 내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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