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사] 롯데그룹 조직개편

3월1일자로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2004년 만들어졌던 롯데정책본부가 폐지된다는 겁니다.

롯데정책본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손발 역할을 담당하던 곳입니다. 그룹 차원에서는 두뇌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주로 인사, 재무, 대외관계, 법무 등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던 컨트롤타워였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2004년 그룹경영 전면에 부각될 때도 맡은 직책이 롯데정책본부장이었습니다. 회장 자리에 오른 2011년 전까지 정책본부장을 지내면서 여러 조직들을 실무적으로 장악했던 거죠. 롯데그룹은 대략 90여개의 계열사가 있는 초대형 조직체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롯데의 심장과 같은 정책본부를 해체한 배경에는 신동빈 회장의 지난해 10월 대국민사과가 직접적 계기가 됐습니다. 한동안 롯데그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와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 등으로 대외적으로 롯데의 투명성과 계열사의 자율성 확보 주문과 국민적 원성이 높아졌죠. 한국기업으로 더욱 사랑 받기 위해 신 회장은 정책본부를 폐지하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겁니다.

정책본부가 사라지면서 그 기능을 대신한 신설 조직도 밝혀졌습니다. 바로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위원회죠. 이 중에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할 듯합니다. 경영혁신실은 기존 정책본부에서 규모와 인원이 줄어든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신설되는 경영혁신실장에는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지낸 황각규 사장이 선임됐습니다. 그는 신 회장의 최측근이죠. 실제로 주요 기능도 경영, 재무, 인사, 대외관계 등을 전담합니다. 다만 기존 정책본부가 계열사에 직접 지시를 내리는 구조였다면 경영혁신실은 신 회장의 보좌기구로 남겠다고 합니다.

또 다른 축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롯데그룹의 준법경영과 감사업무를 맡습니다. 기존 정책본부에 있던 법무와 조직개선 업무가 별도로 독립된 겁니다. 그리고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은 외부에서 새롭게 영입해 운영한다는 예정입니다.

또한 롯데는 앞으로 수많은 계열사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등 네가지 부문으로 나눠 사업부분별로 부문장을 두고 자율경영을 펼치겠다는 겁니다. 정리하자면, ‘신동빈 회장-경영혁신실-부문장-계열사 대표’로 이어지는 체계가 되겠네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강한 의지가 롯데그룹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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