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을 물려받은 국내 10대 대기업 총수들은 평균 20년간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뒤 49세의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지난해 4월 기준) 가운데 창업주나 선친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은 10대 그룹 현직 총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영수업 기간은 평균 20년, 총수로 취임한 나이는 평균 49세였다.

경영수업 기간을 보면 10년 미만이 2명, 10년 이상 20년 미만이 1명, 20년 이상이 30년 미만이 5명, 30년 이상이 2명이다. 총수에 오른 나이는 20대가 1명, 30대 2명, 40대가 1명, 50대 5명, 60대 1명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9세이던 1981년 그룹 회장에 올라 조사 대상자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총수에 올랐다. 김 회장은 선친 김종희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면서 당시 20대 나이에 한화그룹의 경영을 맡게 됐다. 1980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부회장을 맡은 지 1년 만이다.

정몽준 전 의원은 1987년 36세에 옛 현대그룹 소속 현대중공업의 회장에 올랐다가 4년 뒤 정계 진출로 퇴진한 이래 현재까지 최대주주로 있다.

10대 그룹 회장 가운데 40대에 경영권을 승계한 현직 총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 타계 직후 45세의 나이에 삼성그룹의 2대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이에 앞서 1966년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이던 동양방송에 입사해 21년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 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형제들과 계열분리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영권 안정을 꾀하는 한편, 2000년대 초반 애니콜 신화 등을 주도하며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8세 때 선친이 타계한 뒤에도 6년간 손길승 회장 체제에서 경영수업을 더 받은 뒤 총수 자리에 올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50대에 총수에 오른 후계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있다.

신동빈 회장은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이 아직 생존해 있지만, 2011년 그룹 회장으로 사실상 총수 자리에 올랐다.

올해 창업 121년을 맞은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은 두산건설 등 계열사 회장을 지난 뒤 지난해 그룹 회장에 올라 창업 4세대 시대를 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유일하게 60대 나이에 그룹 총수가 됐다. 정 회장은 옛 현대그룹 시절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 현대강관 등 일부 계열사에서 ‘회장’을 역임했지만, 현재의 현대차그룹 총수에 오른 시기는 62세이던 지난 2000년이다. 정 회장은 계열분리 당시 자산 규모 36조원으로 재계 5위였던 그룹을 출범 5년만인 2004년 2위로 키웠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4월 기준 자산 210조원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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