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도 그 시작은 쉬운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큰 일도 그 시작은 미세하다.”

<도덕경>에 실려 있는 말로 ‘천하난사필작어이, 천하대사필작어세(天下難事必作於易, 天下大事必作於細)’가 원문이다. 이 말은 두가지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무리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라고 해도 문제가 커지기 전에 미리 대비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작고 미세할 때 대비할 기회를 놓치게 되면 큰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다.

작은 불티가 큰 화재를 일으키며 작은 구멍이 거대한 둑을 무너뜨린다. 하지만 작은 조짐을 미리 읽고 대비를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어려운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의미는 천하의 크고 위대한 일도 맨 처음에는 미세한 일로부터 시작되므로 시작이 작다고 해서 의기소침하거나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흔히 크고 위대한 일은 대단한 사람이 하는 것이고 처음부터 크게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아무리 큰일이라고 해도 그 시작은 미약했다. 작고 미세한 일에서부터 시작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함으로써 큰일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은 <중용> 23편에도 실려 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드러나고,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이 말이 동양의 고전에서 비롯됐다면 영어 문화권에도 비슷한 용어로, ‘슬라이트 에지(Slight Edge)’라는 말이 있다. 위대한 일을 이룬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차이는 그 시작 단계에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미세한 차이’라는 말이다. 이 차이가 처음 시작할 때는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는 까마득하게 벌어지고 만다. 이것을 보면 위대한 일을 이루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남들보다 조금만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이 노력이 쌓이면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에 의해 달라진다(성상근야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고 했던 <논어>의 명언이 그 의미를 잘 말해주고 있다.

흔히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대한 사람들은 그 사람 자체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위대한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위대한 일을 할 수는 없다. 단지 위대한 사랑을 가지고 작은 일을 할 수는 있다.”

위대한 일은 얼마나 큰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신으로 얼마나 정성스럽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느냐에 달려 있다.

마찬가지로 비범한 실적을 거두는 위대한 회사나 조직들 역시 그저 평범한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크고 대단한 일에는 열광하지만 작은 일은 하찮게 여겨 무시하는 세태이다.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함은 비록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데에서부터 비롯된다.

- 《천년의 내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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