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열전]여현국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이차전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뿐 아니라 전기차,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급증에 힘입어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지난해 293억달러에서 2020년 44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현국 유진테크놀로지 대표(사진)는 일찌감치 이차전지 시장 가능성에 눈을 떴다. 청주공업고등학교 기계과에서 기계 조립도나 부품도를 표준화된 표시 방법으로 그리는 기계제도(mechanical drawing)를 전공한 여 대표는 한일전기 설계부서 연구원을 거쳐 대원정밀에서 이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정밀금형 및 정밀기계부품 기술을 배우며 이차전지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기계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 한국기계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입사, 자동차 무단변속기 개발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다.

이차전지산업이 유망산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확신한 그는 전 직장이었던 대원정밀로 재입사해 이차전지 생산설비 국산화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이차전지를 생산하기 위한 자동화설비, 금형, 정밀기계부품 등 이차전지 생산설비의 대부분을 일본,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고가에 수입하는 실정이었다.

이후 오송의 40평짜리 창고에서 직원 3명뿐인 유진테크를 창업하고 1년 만에 법인으로 전환해 2010년 5월 유진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초기에는 고객사들이 해외 기업에서 구입한 자동화 설비를 운영하며 겪는 문제점들을 보완·개선하는데 중점을 뒀다. 종종 실패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의 집념이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얻는 원동력이 됐다.

여 대표의 집념은 신기술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는 이차전지 제조기술에서 알루미늄 파우치(주머니)를 성형(Forming)할 때 불량률이 높고 수율이 떨어지는 공정상의 문제인 주름현상과 백화현상을 예방하는 ‘보상유닛을 갖는 프레스기’를 개발했다.

‘챔버형 잉크공급장치를 구비한 하이브리드 코팅장치’‘폴리머 이차전지 제작용 파우치 레이어 코팅 장치’‘이차전지용 파우치 성형장치 및 그 성형방법’ 등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을 통해 이차전지 생산기술 향상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기술개발만이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며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발전하고 있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 연구개발 및 연구인력 지원에는 비용을 정하지 않고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개발 과제(Knife Unit)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폴리머 전지의 전극 노칭기술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일본, 중국, 미국 등으로 수출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국내 기술로도 충분히 설계·제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했다”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고 원조기술 보유국인 일본에도 수출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5년 만인 2015년에는 13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6년에는 매출 142억원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고,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북미, 유럽, 중국, 일본, 터키 등 해외 30여개 업체에도 수출하고 있다.

여 대표는 올해 매출 250억원을 목표로 뛰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시장에서 파우치형 리드탭 채택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자체 개발한 리드탭이 회사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여 대표는 보고 있다.

유진테크놀로지는 양적 성장 뿐만 아니라 직원 68%가 30대 이하 청년층일 정도로 청년실업 해소에도 매진하고 있다.

여 대표는 일학습병행제, 병역특례제도, 청년인턴제를 운영 중이며 청주공업고등학교와는 산·학 협력 협약을 체결,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통해 총 4명의 학습근로자를 채용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충청북도 내 이공계열 여학생을 대상으로 미래 여성CEO 탄생을 위한 기업탐방 및 강연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여 대표는 앞으로도 기능인 후배 양성에도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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