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지역에서 기업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라이베리아(Liberia)에 있는 아르셀로미탈(Arcelor Mittal·세계 최대 철강기업)의 철광석 사업부는 자사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역사회까지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인근 지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6주간 라이베리아에선 에볼라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수 마일 떨어진 곳에서 몇몇 새로운 감염 사례가 발생했지만,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임원진은 걱정이 없었다.

에볼라와는 관련 없지만, 아르셀로미탈은 분노한 지역 주민들이 일으킨 시위도 잘 이겨냈다. 이들은 토지를 제공했지만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 액수가 충분치 않다며 들고 일어났다. 시위대는 폭력적으로 변해, 광산 주위 시설을 엉망으로 만들고 토지에 불까지 질렀다. 이들은 위협적으로 공격했지만 곧 체포됐고 임원진은 안도할 수 있었다.

전염병 창궐 상황에서 생존하면서 기업활동을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볼라 창궐이 라이베리아만큼 치명적인 곳은 없다. 현재까지 이 작은 국가에서 에볼라로 사망한 사람이 약 3000명이나 된다.

이 위험지역 한가운데서 아르셀로미탈은 광산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에볼라 히스테리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약 4500명의 라이베리아인들과 200여명의 외국인들이 여전히 광산업, 운송업 및 철광석 선적 사업을 거의 평상시와 다름없이 지속하고 있다. 라이베리아에서 사업을 할 땐 많은 리스크에 직면하지만, 에볼라는 그 중 하나로 간주되지 않았다.

과거에 에볼라는 콩고와 우간다의 비교적 인구가 적은 외딴 지역에서만 발생했다. 이제까지 이렇게 치명적인 전염병과 맞서 싸워야 했던 다국적 기업은 없었다. 아르셀로미탈의 CEO 빌 스코팅(Bill Scotting)은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모든 발생 가능한 블랙 스완에 대해 논의하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지만, 에볼라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는 에볼라가 자연재해만큼이나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연재해였다면 맞서 싸웠을 기업들도 에볼라가 야기하는 공포감엔 대부분 도망가기 바빴다. 16개 광산을 운영하는 스코팅은 국제적인 혼란에 익숙하다.

올해 초 그의 직원 278명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징집됐고, 그중 9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임원 중 한명이 멕시코에서 마약 범죄 조직에 의해 피살됐다.

하지만 여전히 스코팅-그는 최근 몇달 동안 3분의 1의 시간을 에볼라 대응에 사용했다-은 에볼라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총 매출 800억달러를 올린 글로벌 대기업이다. 이는 라이베리아 GDP의 약 40배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강철업체로 약 60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가 2005년 라이베리아에 입성했을 당시에는 미탈 스틸(Mittal Steel)이라는 사명을 쓰고 있었다.

미탈 스틸은 이후 철광석을 열렬히 원하게 되면서 라이베리아에 진출했다. 라이베리아에선 유혈이 낭자한 두차례의 내전-두번째 내전은 2003년 끝났다-으로 420만 인구 중 무려 2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라이베리아 진출 1년 후 미탈 스틸은 최대 라이벌 기업인 아르셀로(Arcelor)를 인수했다. 아르셀로미탈은 전후 라이베리아에 대규모 투자를 한 첫번째 기업이었다.
25년 동안 아르셀로미탈이 라이베리아 정부로부터 받은 혜택은 엄청났다.

이 회사는 뷰캐넌(Buchanan)항에서부터 예케파(Yekepa) 광산 주변의 광활한 지대까지 세 카운티에 걸쳐 있다. 정부가 소유하고 이 회사가 운영하는 150마일 길이의 철도가 이 두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 때문에 아르셀로미탈의 영역을 가로지르지 않고선 라이베리아의 북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누구는 전염병, 내전, 열악한 인프라로 범벅이 된 이곳에 등을 지고 더 나은 조건을 찾기 바쁠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아르셀로미탈이 그걸 증명해 주고 있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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