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로 잠재성장률이 이르면 3년 안에 1% 대로 추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2020년대는 20대 인구가 빠르게 줄면서 청년 인력 구인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산가능인구 10% 주는데 12년
LG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발표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의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보고서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우리 경제는 수요 부진에 따른 성장둔화 흐름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원은 “생산성 저하 흐름이 개선되지 못하면 노동투입 감소로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 3.6%에서 2020~2024년 1.9%로 빠르게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하락했을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보다 더 비관적이다. 잠재성장률은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투입해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가리킨다. 노동투입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2020~2040년에 0.4% 포인트, 2025~2029년에 0.5% 포인트씩 낮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가 성장률 추락을 예상한 것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의 평균 성장률은 감소시점을 전후해서 급격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생산가능인구는 올해부터 감소할 전망이다. 2016년 3763만명에서 올해 3762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는 매우 빠르고 40대 이하 젊은 층의 인력 감소가 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동유럽을 제외하곤 가장 빠르다. 생산가능인구가 10% 줄어드는데 일본은 17년, 독일은 26년이지만 우리나라는 12년에 불과하다. 유럽 선진국에 비해 출산율 하락이 가파르게 이뤄지면서 젊은 층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이것이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OECD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10년 후 20대 인구는 감소하지만 30대와 40대 인구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대가 22.9% 급감하고 30대(-7.6%)와 40대(-12.1%)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청년층 인력을 고령층이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0년에 20대 구인난 벌어질 것
보고서는 2019년까지는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2020년대에는 20대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면서 청년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 및 보건업, 의약품제조, 정보통신(IT),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에서 인력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석연구원은 “가용인력 활용을 극대화하는 근본적 대책을 지금보다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수준에 머무는 저출산 예산을 OECD 평균 수준(3%)에 가깝게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여파로 우리나가 단기간에 위기에 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의료보건 및 젊은 층 노동인력 비중이 높은 첨단제조업을 중심으로 노동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며 “다가올 인력부족에 대비해 청년 인력의 질을 높이고 외국의 고급인력 유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시급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