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물열전]①정명수 ㈜파야 대표

중소기업뉴스·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기획으로 스타트업 인물열전을 연재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스타트업의 CEO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혁신적인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매년 유효기간이 만료돼 사라지는 신용카드 포인트가 얼마나 될까요?” 지난 9일 서강대학교 사다리랩 사무실에서 만난 정명수 파야(faya) 대표가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그냥 소멸하기에는 꽤나 아까운 포인트잖아요. 자신의 포인트로 주식 투자를 하면 재밌지 않을까요? 코스피, 코스닥에 올라와 있는 진짜 종목에다 말이죠.”

정 대표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파이낸셜 스낵’이란 애플리케이션 개발이었습니다.” 파이낸셜 스낵은 오는 25일부터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해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다.

파이낸셜 스낵을 열면 앙증맞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공중에는 여러 스낵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스낵마다 제시하는 물음이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한 스낵은 “A사는 최근 3달 동안 신고가를 2번 달성했습니다. 어제 A사는 50억원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오늘 A사의 주가는 100만원을 돌파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이때 파이낸셜 스낵이 제시하는 선택지는 ‘신뢰수준’에 대한 거다. 0에 100까지 해당 물음에 대해 자신이 판단한 신뢰도에 근거로 포인트를 걸면 된다. 신용카드에 있는 1000 포인트를 내고 80%를 입력했다. 몇시간 뒤 장거래가 마감되고 A사의 주가는 100만원을 넘어섰다. 아까 걸었던 1000포인트는 한순간에 1800포인트로 불어났다. 80% 수익을 맛 본 것이다.

파이낸셜 스낵이 제시하는 것은 진짜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한 질문들이다. 가격 패턴에 대한 빈도, 성공률, 최근 이슈 등을 종합해 분석한다. 파야에는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에서 IT금융 기술을 담당했거나,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한 금융공학 전문가들이 함께 일한다.

정 대표는 말한다. “투자자는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고 주관적인 자신의 신뢰도를 입력하는 겁니다. 그 신뢰수준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갈리게 되는 거죠.”

파이낸셜 스낵은 현실 세계의 금융투자라면 어디든 적용 가능하다. 여기에 채권, 외환, 원자재 등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복잡하고 어려운 투자시장도 파이낸셜 스낵 안에서는 과자처럼 맛나게 즐길 수 있다.

정명수 대표가 개인의 신뢰수준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파이낸셜 스낵을 자주 사용하다보면 자신의 투자 성향이 차곡히 기록된다. 신뢰수준을 계속해서 100%에 가깝게 몰빵하는 경우는 공격적인 투자성향이다. 반대로 신뢰수준을 낮게 유지하면 안정성을 중시하는 셈이다. 이러한 개별적인 정보가 쌓이다 보면, 하나의 빅데이터가 된다.

정 대표는 “투자자들의 성향, 성공률 등이 축적되다 보면 나중에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개인마다 맞춤형 정보를 줄 수가 있습니다”라며 “현실 세계에서는 개인의 투자 성향과 성공률을 확인하려면 진짜 돈이 나가야 하지만, 파이낸셜 스낵은 이러한 리스크가 없죠”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스낵이 제공하는 알토란 같은 물음들에 답하다보면 자신 모르게 투자 판단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높아지게 된다. 일반인들에게 손쉬운 투자 판단은 증권사에서 일하는 투자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법이 대부분이었다. 요즘에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라고 해서 시장 환경에 따라 금융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정명수 대표의 말대로 “투자금 전부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건 모든 것을 걸거나, 아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간접투자”일 수밖에 없다. 

정명수 대표는 그간 국내 금융시장에서 다방면의 플레이어로 활동해 왔다. 1995년 서울경제신문에서 금융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로 시작했다. 2008년부터는 증권사에서 트레이더로 근무하면서 실전 투자를 경험했다. 이제 파이낸셜 스낵을 통해 CEO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말한다. “기자로써 금융시장 여기저기를 다니며 훈수 아닌 훈수도 많이 뒀고, 여의도 금융맨으로 금융 시스템의 속사정도 몸소 겪어 봤습니다. 이제 세번째 도전입니다. 특히 주식 투자 자체를 어려워하는 20~30대들에게 파이낸셜 스낵으로 투자의 개념부터 재미나게 익혔으면 합니다. 금융투자의 소외된 사람들과 24시간 교류하고 싶어요.”

어쩌면 파이낸셜 스낵은 금융시장의 과자 부스러기 같은 작은 서비스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안에서 달콤한 수익도, 쓴 손실도 맛볼 수 있다. 한참 과자 맛을 탐닉하다 보면 어느새 현명한 투자자로 거듭난 새로운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정명수 대표는 살벌하고 냉혹한 금융투자시장에서, 유쾌한  놀이터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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