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GDP 29% 올랐지만 행복지수는 12%만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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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GDP 29% 올랐지만 행복지수는 12%만 향상
  • 이권진 기자
  • 호수 2112
  • 승인 2017.03.20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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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9% 늘어났지만, 수치화한 국민 삶의 질은 12% 개선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이 곧바로 삶의 질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울러 교육과 안전, 소득·소비, 사회복지 영역의 삶의 질은 비교적 많이 좋아졌지만, 고용·임금, 주거, 건강 영역은 개선 속도가 더뎠고, 가족·공동체 영역은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청장 유경준)과 한국 삶의 질 학회(회장 한준)는 2015년 기준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를 111.8로 기준연도인 2006년(100)에 비해 11.8%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1인당 실질 GDP는 28.6% 늘어나 삶의 질 지수 증가 폭의 두배가 넘었다.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가 성장한 것만큼 수치화한 삶의 질은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통계청이 경제지표가 아닌 삶의 질을 지수화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은 GDP 중심 경제지표가 ‘삶의 질’과 같은 질적인 성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 2014년 ‘삶의 질’ 측정 지표 체계를 구성했다. 지표는 소득·소비, 고용·임금, 사회복지, 주거, 건강, 시민참여, 안전, 환경 등 12개 영역 80개에 달하는데 객관지표가 전체의 70%인 56개, 주관지표가 30%인 24개다.

통계청은 그동안 개별 지표만 제공하다가 전체적인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종합지수 작성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국 삶의 질 학회와 공동으로 지수를 개발했다.

종합지수 작성은 표준화 및 가중치 산정 등 작성방식에 중립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통계청은 삶의 질 지표(80개)만 제공하고 종합지수는 학회에서 계산했다.

그 결과 2006년 100을 기준으로 삶의 질 종합지수는 2009년 5.4%, 2012년 9.2%, 2015년 11.8% 상승했다. 2015년 기준 객관지표(56개) 종합지수는 2006년 대비 12.9%, 주관지표(24개)는 11% 각각 상승했다.

영역별 지수를 살펴보면 교육(23.9%), 안전(22.2%), 소득·소비(16.5%), 사회복지(16.3%) 지수는 평균(11.8%)보다 상승 폭이 컸다.

예를 들어 교육지수는 유아교육 취학률, 고등교육 이수율, 학업 중단율,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액, 학교생활 만족도 등 9개 지표로 구성되는데 유아교육 취학률은 2006년 77%에서 2015년 92.1%로, 고등교육 이수율은 32.9%에서 45.5%로 대폭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안전지수는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10만명당 47.7명→131.8명), 화재발생건수(3만1778건→4만4435건) 등은 나빠졌지만, 강력범죄 발생률(10만명당 556.6건→550.8건), 산업재해율(0.77%→0.50%), 사회안전 평가(8.2%→11.1%) 등이 개선되면서 증가율이 높았다.

주관적 웰빙(13.5%), 문화·여가(12.7%), 환경(11.9%), 시민참여(11.1%) 등은 종합지수와 유사한 증가율을 나타냈고, 건강(7.2%), 주거(5.2%), 고용·임금(3.2%) 영역 지수는 10년 전보다 상승 폭이 낮아 이 영역 삶의 질은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족·공동체 영역 지수는 2015년 98.6으로 2006년에 비해 오히려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한부모 가구 비율(8.8→9.5%), 독거노인 비율(18.1→20.8%), 자살률(21.8→26.5%) 등이 대폭 악화됐고, 가족관계만족도 등과 같은 주관적 지표 역시 뚜렷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의 질 종합지수 개발에 민간 대표로 참여한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족·공동체, 고용·임금, 주거, 건강 영역 지수는 종합지수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면서 “지난 10년간 한국사회는 이 네개 영역에서 정체되거나 개선 속도가 더뎠던 것으로 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교수는 “삶의 질 지수를 구성하는 80개 지표가 각각 측정하는 단위 등이 다르고 경제지표에 강조점을 둘지, 사회지표에 가중치를 둘지 등 학계에서 완전히 합의된 방법도 없다”면서 “이번 지수는 캐나다 CIW(Canadian Index of Wellbeing) 지수 방식을 따랐는데 앞으로 학계, 언론, 시민단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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