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을 대표하는 벽화골목이자 마을인 동피랑

통영은 미항(美港)이다. 시인 백석이 〈통영 2〉에서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 했을 만큼 낭만이 넘치고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바다가 멋진 곳이다. 이런 통영이 최근 미항(味港)으로 거듭나 화제다. 사시사철 해산물이 풍성하고 그 맛이 뛰어난데다, 통영에 가야 제맛을 볼 수 있는 주전부리까지 더해져 ‘맛의 고장’으로 우뚝 선 것.

대표적인 주전부리가 충무김밥과 꿀빵, 빼떼기죽이다. 모두 ‘통영이라서 나온 주전부리’고 ‘한 끼가 되는 주전부리’다. 마침 봄이라 바다와 도시에 은빛 햇살이 반짝거리니 더 입에 감긴다. 주민들 말마따나 “마카 묵을 끼라서 토영 갱치도 뒷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루 종일 입에 물고 다니는 일이 다반사다.

통영 먹거리의 상징 ‘충무김밥’
통영 주전부리의 상징은 충무김밥이다. 하얀 쌀밥을 넣어 엄지손가락만 하게 싼 김밥에, 아삭아삭한 무김치와 먹음직스러운 오징어무침을 곁들이는 음식이다. 밥을 각종 재료와 함께 김으로 둘둘 말아 싸는 김밥과는 확연히 다른 생김새다. 알려진 바로는, 1930~1940년대부터 배를 타고 멀리 나가는 사람들이 더운 날씨에 쉽게 상하지 않도록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항구 주변 행상들이 멸치 어장에서 잡힌 주꾸미와 꼴뚜기, 홍합을 대나무 꼬챙이에 줄줄이 꿰어 김밥, 무김치와 함께 팔았다는데, 지금은 대부분 오징어무침과 무김치에 시래깃국이나 조갯국을 낸다. 집집마다 양념이 조금씩 달라도 멸치 액젓으로 맛을 낸 무김치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고, 어묵을 섞어 무친 오징어무침은 매콤한 맛이 좋다.

 충무김밥이 전국에 알려진 건 1980년대다. 가요제와 전통 예술제 등으로 꾸며진 ‘국풍 81’에 어두이 할머니가 충무김밥을 출품한 것이, 지금처럼 통영문화마당과 통영여객선터미널 앞에 김밥집 수십개가 바다를 향해 늘어서는 기반이 됐다. 그래서 딱히 원조라 할 만한 곳은 없지만, 아무래도 여행객 사이에서는 어두이 할머니가 운영하던 ‘뚱보할매김밥집’이 인기다. 할머니가 1995년에 작고한 뒤 며느리가 손맛을 잇는데, 여전히 손님으로 문전성시다. 주민들은 뚱보할매김밥집과 함께 한일김밥, 동진김밥, 제일김밥 등에 자주 간다.

달달함으로 무장한 신흥 강자 ‘꿀빵’
꿀빵은 요즘 통영에서 가장 ‘핫’한 별미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튀긴 다음 물엿과 깨를 먹음직스럽게 바른 것으로, 통영문화마당 일대에서 만나는 꿀빵집 간판만 해도 10여개에 이른다. 꿀빵에 넣는 소도 고구마, 완두콩, 유자, 치즈 등으로 다양해졌다. 얼핏 보면 무척 달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지나치지 않은 단맛에 고소한 맛이 깃들어 자꾸 손이 간다. 그래서일까, 줄을 이은 시식 코너에 꿀빵을 사기 위해 늘어선 인파까지 더해져 통영문화마당 일대는 꿀빵 열풍에 휩싸인 듯 보인다.

이런 꿀빵 열풍의 중심에 ‘오미사꿀빵’이 있다. 이곳을 꿀빵의 원조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통영에서 가장 오래된 꿀빵집이다. 작고한 창업주 정원석 씨의 큰딸 정숙남 대표에 따르면 “1960년대에는 팥을 넣지 않은 빵에 엿을 묻혀서 파는 행상이 있었고, 꿀빵을 파는 분식점도 여러 군데 있었다”고 한다. 그중 가장 오래 가게를 지킨 분이 아버지 정씨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금처럼 팥소를 넣은 꿀빵은 정씨가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오미사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사연이 있다. 원래 이름 없는 가게였는데, 꿀빵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오미사세탁소 옆에 있는 빵집으로 불렸다. 그러다가 세탁소가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오미사꿀빵 간판을 달았다. 거의 모든 과정에 수작업을 고집하다 보니 만드는 양에 한계가 있어, 오전에 다 팔리기 일쑤다.

현재 오미사꿀빵은 두곳에 있다. 항남동 본점은 큰딸이, 봉평동 분점은 작은아들이 운영한다. 본점의 정숙남 대표는 “아버지 때랑 맛이 똑같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다”며 전통의 맛을 이어가겠다는 소신을 밝힌다.

어렵던 시절 허기 달래주던 ‘빼떼기죽’
궁핍하던 시절에 단맛을 보충해준 주전부리가 꿀빵이라면, 빼떼기죽은 춥고 가난하던 시절에 허기를 달래준 음식이다. 모르고 보면 팥죽 같기도 하고 호박죽 같기도 한데, 말린 고구마에 팥이나 콩, 조, 찹쌀 등을 넣어 두시간 이상 걸쭉하게 끓인 죽이다. ‘통영빼떼기죽’ 박정숙 사장은 “얇게 썬 고구마를 바짝 말린 것을 통영 사투리로 빼떼기라고 하는데, 마른 고구마에 있는 하얀 녹말이 뼈다귀 같다고 해서 빼떼기라고도 하고, 빼딱하게 썰어서 빼떼기라고도 한다”고 설명한다.

오래전부터 통영을 비롯한 경남 일원에서 해 먹은 음식으로, 고구마의 단맛에 잡곡의 고소함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맛볼 수 있는 곳은 중앙시장과 동피랑 부근에 여러 곳이 있는데, 주민들이 주로 찾는 곳은 통영문화마당에 있는 통영빼떼기죽이다. 욕지도 고구마와 직접 재배한 고구마를 반반 섞어 끓이는데, 그 맛이 전국에 입소문 나서 택배 주문이 제법 들어온다. 6개 이상 주문하면 택배로 보내준다.

■당일 여행 코스
오미사꿀빵→서피랑→미륵산(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뚱보할매김밥집→동피랑→통영빼떼기죽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 오미사꿀빵→서피랑→충렬사→삼도수군통제영→중앙시장→동피랑(일몰·야경 감상)→통영빼떼기죽
둘째날 / 이순신공원(일출)→미륵산(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뚱보할매김밥집→삼칭이길(자전거 하이킹)→미래사(편백림)

2박3일 코스
첫째날 / 오미사꿀빵→서피랑→충렬사→삼도수군통제영→중앙시장→동피랑(일몰·야경 감상)→통영빼떼기죽
둘째날 / 이순신공원(일출)→미륵산(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뚱보할매김밥집→삼칭이길(자전거 하이킹)→미래사(편백림)→산양일주로(드라이브)→달아공원(일몰)
셋째날 / 청마문학관→전혁림미술관→윤이상기념관→박경리기념관
대중교통 정보 : [버스] 서울-통영,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20~다음날 00:30)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9회(06:40~23:3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txbus.t-money.co.kr

자가운전 정보 : 중부고속도로 북통영 IC→통영 시내 

숙박 정보
 - 통영마리나리조트 : 통영시 큰발개1길, 055-643-8000, www.kumhoresort.co.kr
 - 나폴리모텔 :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6-0202, www.tynapoli.co.kr
 - 동경호텔 : 광도면 죽림5로, 055-641-1020, www.donggyeonghotel.com
 - 소오게스트하우스 : 통영시 중앙시장4길, 055-642-3757, www.cafesoh.co.kr
식당 정보
 - 뚱보할매김밥집 : 충무김밥,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5-2619
 - 오미사꿀빵 본점 : 꿀빵, 통영시 충렬로, 055-645-3230
 - 통영빼떼기죽 : 빼떼기죽,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6-3443
 - 향토집 : 굴 요리, 통영시 무전5길, 055-645-4808
 - 원조시락국 : 시래깃국, 통영시 새터길, 055-646-5973
 - 서울식당 : 낙지볶음,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2-6893

주변 볼거리 : 청마문학관, 이순신공원, 삼도수군통제영, 충렬사, 통영해저터널, 남망산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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