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들의 경제심리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올 초부터 수출이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기업들의 경기회복 전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된 데 이어 경제 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3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9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올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3월 제조업 BSI 79로 석달째 상승
제조업의 업황BSI는 작년 12월 72에서 올해 1월 75, 2월 76으로 오른데 이어 석달 연속 상승했다. 2월 수치는 2015년 4월(80)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달 조사는 지난달 15∼22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842개(제조업 1738개, 비제조업 1104개) 업체가 응답했다. 아직 경기를 어둡게 보는 기업들이 많지만, 한국경제에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한은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7로 한달 전보다 2.3포인트 올라 두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미국 정책금리의 점진적 인상 기조 등 대내외 여건의 안정이 가계와 기업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제조업의 업황BSI를 기업별로 보면 내수기업이 78로 2월보다 무려 6포인트 올랐다. 2015년 4월(80)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을 의미하는 수출기업은 전월과 같은 82를 기록했다. 수출기업 BSI는 지난 2월 2013년 10월(86)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수출호조 영향이 컸다. 대기업은 2포인트 상승한 85를 기록했고, 중소기업도 5포인트 뛴 71로 집계됐다.

업황BSI 더 나아질 것
업종별로는 희비가 다소 엇갈렸다. 화학물질·제품(100)과 전자·영상·통신장비(93)가 8포인트씩 올랐고 자동차(83)는 4포인트 올랐다.

하세호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전자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반도체 업황 호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좋아졌고 화학업체들은 최근 유가하락에 원재료 부담이 완화됐다”며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수출이 회복되는 움직임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석유정제·코크스(62)와 고무·플라스틱(78)은 1포인트씩 내려갔다. 부문별로는 신규수주(90)와 가동률(93)이 나란히 4포인트씩 올랐고 매출(90)은 3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2.3%)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이 비율은 2월보다 1.3%포인트 낮았다.

그다음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19. 5%), 수출 부진(10.7%), 경쟁 심화(9.9%), 환율(8.6%)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내수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 비제조업의 3월 업황BSI는 76으로 전달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5포인트, 운수가 3포인트 올랐고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는 14포인트 급등했다. 반면 숙박업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여파로 2월보다 8포인트 떨어진 57로 집계됐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8.0으로 전월 대비 2.4포인트 올랐다. 2015년 5월(99.6)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기업들은 앞으로 업황BSI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4월 업황전망BSI는 각각 82, 80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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