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예상하는 올해 2분기 수출전망이 1년 3개월 만에 기대로 전환됐다. 무역업계가 수출경기를 전분기보다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한 건 5분기만이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보복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수출시장은 통상압박과 무역 규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5분기만에 전망지수 기준치 넘겨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은 전국 828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를 시행한 결과, 2분기 전망지수가 106.0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선 것이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기업들이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출여건이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 100 초과, 악화할 것으로 보이면 그 반대의 값을 가진다.

이번 조사에서 수출기업들은 대부분의 수출 분야에서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수출계약(113.6)과 자금사정(113.5)은 전분기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EBSI는 지난해 1분기 101.4를 기록한 이후 줄곧 100 아래로 떨어지며 4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93.6까지 하락해 수출시장 여건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2.4분기에 12.4포인트 상승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121.8), 생활용품(118.1), 기계류(114.0), 의료·정밀 및 광학기기(111.8)의 수출경기가 전분기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및 차부품 수출은 러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경기회복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가전제품(91.5)은 해외공장 생산과 부분품의 현지조달이 확대돼 전분기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재료 가격상승이 수출 애로 1순위
수출기업들은 2분기 수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무역장벽은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수출상담, 수출계약, 수출단가 등 EBSI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가운데 수입규제·통상마찰(84.6)만 유일하게 전분기(88.5)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 미국의 통상압력과 수입규제에 대한 수출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기업들은 2분기 수출 애로요인으로 원재료 가격상승(17.4%)과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15.5%),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13.0%) 등을 꼽았다. 특히 전분기에 비해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3.6%포인트)와 수출대상국의 수입규제(+2.5%포인트)에 대한 우려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최근 원화 강세와 전 세계에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세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3.0%포인트) 우려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건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5분기 만에 기업들의 수출전망이 플러스로 전환됨에 따라 우리 수출은 회복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가 완연하지 못한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환율 변동과 중국의 제재 등 수입규제 확대 여부는 향후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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