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여유’
상태바
[조윤제의 인문경영학]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여유’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115
  • 승인 2017.04.1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시황 시대에 최고의 실권자로 알려진 여불위가 천하의 현명한 사람들을 모아서 만들었던 <여씨춘추>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실려 있다.

복부제 자천이 단보(亶父) 땅을 다스리는데, 종일 거문고만 연주하고 몸이 대청 아래로 내려간 적도 없지만 잘 다스려졌다. 전임자였던 무마기도 단보 땅을 잘 다스리기는 했지만 별이 지기 전에 나와서 별이 뜰 때까지 밤낮으로 쉬지 않고 힘들여 일해야 했다. 무마기가 그 비결을 묻자 자천이 대답했다.

“나의 다스림은 사람을 쓰는 것이고, 그대의 다스림은 힘을 쓰는 것이요. 힘을 쓰는 사람은 당연히 피곤하고, 사람을 쓰는 사람은 편안한 법이오.”

이 고사가 실려 있는<여씨춘추>는 이렇게 해설하고 있다.
“자천은 자신의 몸을 편안케 하고, 안목을 온전히 하며 마음상태를 평안하게 유지했다. 그런데도 백관은 잘 다스려졌고 백성들은 의롭게 됐으니 그는 오직 자신이 터득한 요령만을 썼을 뿐이다. 그런데 무마기는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정기를 마구 소모해 손과 발을 피곤하게 만들고, 이런저런 번거로운 훈시와 명령을 내렸다. 비록 잘 다스려지기는 했으나 지극한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자천은 공자로부터 ‘군자’로 인정을 받은 제자였다. 공자의 수많은 제자 가운데 군자로 인정을 받은 제자가 몇명 되지 않는 것으로 미뤄보면 대단한 인물일 것이다.

<논어>에는 유일하게 〈공야장〉에 등장하는데, 여기서 공자는 “군자로다, 이런 사람은! 노나라에 군자가 없었다면 이 사람이 어디서 이런 덕을 가지게 됐을까”라고 자천을 평하고 있다. 그러면 공자는 왜 자천을 군자로 인정하게 됐을까? <사기>열전에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자천은 선보의 읍재로 있었는데 공자에게 들러서 말했다.

“그곳에는 저보다 더 현명한 사람이 다섯이 있는데, 저에게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공자가 대답했다.
“애석하구나, 자천이 다스리는 곳이 작아서. 더 큰 곳을 다스려도 될 텐데.”
대단한 칭찬이다. 공자는 자천이 직접 일을 하기보다는 자기보다 더 뛰어난 다섯 사람을 찾아서 겸손하게 일을 배우고, 그들이 일을 할 여건을 만들어준 점을 칭찬한 것이다. 물론 이들이 능력과 자질 등 모든 면에서 자천보다 뛰어난 사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제각각 전문분야가 있었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자천에게 가르침을 줬고, 자천 역시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도움과 기회를 줬을 것이다.

요즘은 강한 리더십으로 부하들을 이끌어가는 리더보다 조용하면서도 온화하게 부하들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감성적인 리더가 각광을 받고 있다. 산업화시대에는 일사불란하게 부하들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 형 리더가 필요했다면, 지식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토록 하는 리더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때 리더에게 필요한 능력은 사람들을 각각 재능에 맞게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이다. 자신은 사람들  간의 인화를 조성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조직의 미래 비전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 스스로 일에 빠져서 도무지 생각할 시간조차 갖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미래를 위한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지도자에게 여유가 필요한 이유다.

《천년의 내공》 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