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산 철못 제품의 원산지 표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바닥에 원산지를 표기해 파악하기 쉽지 않도록 제작된 중국산 철못 상자.

저가 중국산 건축 자재가 원산지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 판매되거나 중량을 속이는 등의 사례가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관련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철선공업협동조합(이사장 박상엽)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철못 제품이 과다하게 수입되면서 국산 제품의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까지 떨어지고 있다.
중국산 철못은 현재 ㎏당 750원 정도에 수입돼 800~850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산 원자재를 사용해 철못을 생산할 경우 가공되지 않은 철선을 kg 당 750원 이상의 가격으로 구입, 이를 가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kg 당 1000원 이상 판매해야 하나 시장가격은 920원 수준에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국산 철못은 생산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 조합과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일부 제품은 철못을 포장한 상자 전면이나 측면이 아닌 바닥에 ‘Made in China’라고 작게 원산지를 표기한 채 유통되고 있다.

철못은 통상 15kg을 기준으로 상자(박스) 단위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살펴보지 않기 마련인 박스 바닥에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은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못은 15kg 정도의 무게가 있어서 박스를 뒤짚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박스 바닥에 원산지를 표기하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제품에서는 건축물 폐기물인 석고보드를 바닥에 깔아 약 500g에 달하는 중량을 속여서 판매하거나 아예 중량을 표시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석고보드로 중량을 속이는 경우는 결속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결속선은 각종 공사현장에서 철근을 묶는 가는 철선. 못의 사례에서처럼 상자 바닥에 석고보드를 넣어 중량을 속이는 제품이 최근 현장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는 저가 중국 제품의 무차별 수입으로 국산 제품의 생산이 중단된 상황에서 국내산보다 가격이 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제품이 원산지 허위표기 등을 통해 국산으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안재중 조합 전무는 “결속선을 생산하는 업체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 철못을 취급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나 원산지를 식별하기 용이한 곳에 표시를 하도록 규정돼 있는 법률을 지키지 않는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전무는 “결속선이나 철못은 건축현장에서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이라며 “중량표시 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건설 폐기물과 같이 수입되는 것을 규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이런 사례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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