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포커스] 롯데월드타워 오픈

서울에는 언제나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들이 자신들의 위용을 뽐내며 경쟁을 해왔다. 예를 들어 남산 N타워를 비롯해 경복궁, 광화문, 숭례문 등은 오랫동안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대표 건축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해외 관광객이 처음으로 서울을 찾는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소개하고픈 코스가 됐다.

특히 1985년 여의도 63빌딩이 세워진 뒤 한동안 63빌딩이 초고층 빌딩 랜드마크의 지위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 서울에는 초고층 마천루들이 하나둘 경쟁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다. 이른바 수직형 랜드마크들이 새로운 서울의 얼굴도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의 위용
갑자기 랜드마크 타령을 한 이유가 있다. 바로 지난 3일 그랜드 오픈한 롯데월드타워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높이가 무려 555m이며 층수로 123층에 달하는 롯데월드타워는 가히 ‘월드’ 급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국내에선 단연 최고층 빌딩이고,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이기 때문이다.

롯데가 잠실 일대의 부지를 매입하고 무려 30년 동안 기다리고 준비하면서 가까스로 지은 타워이기에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랜드마크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위해 롯데는 1987년 사업지 선정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2010년 11월 착공, 연인원 500만명 이상이 투입하는 대업을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서울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기까지 만 6년3개월이 걸렸다. 건설을 위해 투자한 기간만 2280일이며 건설 비용만 4조원이 소요됐다. 

이 거대한 마천루에는 거주를 위한 레지던스 공간을 비롯해, 오피스, 호텔, 면세점, 쇼핑센터 등이 고루 갖춰져 있어, 555m 높이의 수직 신도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건물 높이가 500m가 넘는다는 게 과연 어느 정도 높이인지 실감이 나지 않을 것도 같다. 서울의 대표적인 명산들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는데, 관악산의 정상이 629m, 북한산이 836m라고 하는데, 이들과 당당히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롯데월드타워는 인왕산 338m, 아차산 287m, 북악산 342m 보다 훨씬 높다.

그래서 필자가 직접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해 123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한번 서봤다. 순간 두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전망대에서 서쪽으로는 송도 신도시가, 남쪽으로 바라보니 당진 제철소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차로 달리면 50㎞가 넘는 거리일 것이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하늘 위에 건설된 전망대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다양한 입주 시설로 눈길
롯데월드타워는 123층이라는 초고층 빌딩으로서 다양한 입주 시설을 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층수 순으로 이야기 하자면, 1~12층은 포디움(Podium)으로 여기에는 금융센터, 메디컬센터, 피트니스센터, 갤러리 등이 들어섰으며 8, 9층에서는 롯데월드몰의 백화점으로 왕래가 가능하다.  

14~38층은 업무 공간인 프라임 오피스(Prime Office)로 분류된다. 여기에는 롯데그룹이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지역본부 등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42~71층의 경우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223세대의 고급 오피스텔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이곳의 분양가격이 평당 7000만원대에 나오면서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76층부터 101층은 다름 아닌 6성급 호텔이 들어선다. 이름은 시그니엘 서울(Signiel Seoul)이다. 한마디로 구름 위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100층은 로얄 스위트 객실이라고 하는데, 하루 숙박 요금만 2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108~114층 7개 층은 프리미어 7이라는 이름의 최고급 오피스 공간으로 입주자가 1개 층을 전부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전망대 층이 117층부터 123층까지 이어진다. 이름 그대로 서울 스카이(Seoul Sky)다. 눈여겨볼 층이 있다. 118층인데, 이곳은 스카이데크라는 곳으로 바닥이 통유리로 만들어져 478m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서울의 모든 빌딩과 한강이 발 아래 엎드려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이 다양한 입주시설이 갖춰져 있어 롯데월드타워 안에서는 밖에 나가지 않고도 모든 생활과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괜히 이 거대 마천루를 수직의 도시라고 칭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30년의 꿈과 창립 50주년
롯데월드타워는 수십년의 시간들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일단 롯데그룹이 30년의 기다림과 준비 끝에 만든 빌딩이면서 동시에 올해가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이란 것이다. 그래서 지난 3일 그랜드 오픈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주요 임직원, 내빈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슴 벅찬 자축을 했다. 

요즘에 롯데그룹은 안팎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부지 제공으로 롯데의 중국사업이 중국 정부의 핍박 대상이 되고 있고, 한국에서는 검찰수사의 후폭풍을 견디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신동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가 대표 랜드마크로서, 국가 대표 자부심이 되겠다”며 “롯데월드타워는 우리나라의 자랑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한국에서 지난 50년, 반세기 동안 경영활동을 하면서 지금에는 한손에 꼽히는 재계로 성장하는 데에는 정말 우여곡절이 많다. 현재 재계 순위 5위, 매출 92조원의 롯데는 1967년 출발한 롯데제과라는 작은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멕시코 천연 치클을 원료로 사용한 고품질 껌을 선보이면서 이후 왔다껌,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 후레쉬민트 등을 내놓을 때마다 히트를 쳤다.

1972년부터는 빠다쿠키, 코코넛바, 하이호크랙커 등의 제과 브랜드로 대박행진을 이어갔고 1974년과 1977년 칠성한미음료, 삼강산업을 인수해 각각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을 설립하면서 한국의 최대 식품업체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건설사업, 유통사업 등에 손을 뻗으면서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사업을 영위해 나갔으며, 1979년 호남석유화학 인수해 현재의 롯데케미칼이란 석유화학 산업도 진출하게 된다. 50년의 시간동안 식품에서 출발해, 관광, 유통, 건설, 화학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재계의 면모를 갖춘 것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신동빈의 시대를 상징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그의 아들 신동빈 회장은 2000년대 들어서 롯데를 다시 한번 도약하는 ‘뉴 롯데’ 프로젝트를 가동하게 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04년 그룹 정책본부장에 취임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우리홈쇼핑,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 하이마트, 현대로지스틱스, KT렌탈, 뉴욕팰리스 호텔 등을 계열사로 편입시킨다.

이제 롯데그룹은 94개의 계열사를 갖추고 있으며 임직원만 12만5000명에 이르는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지난 1967년 첫발을 내디딜 때 롯데의 매출은 8억원. 50년 동안 매출은 11만5000배 이상이나 뛰었다. 마치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한층한층 차곡차곡 쌓아 올리듯이, 롯데그룹은 대를 이어가며, 그룹의 면모를 변신시키고 있다. 앞으로 50년 신동빈 회장이 바꿀 뉴 롯데의 모습이 기대된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