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후 커피숍 창업을 준비 중인 A씨, 커피 제조법도 배우고 자금 준비까지 마쳤지만 막상 어디에 가게를 열어야 할지 고민이다. 고양시에 사는 A씨는 일단 집 근처인 일산 동구를 염두에 두고 주변을 둘러봤다.

마지막 후보지로 장항동 라페스타 거리와 풍동 애니골을 골랐지만 선뜻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커피는 잘 팔리는지, 주로 어떤 사람들이 오는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처럼 음식업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경기도청이 상권분석 지표를 개발, 도내 11개 경기도소상공인지원센터를 통해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한다.

경기도는 KB카드, KT, 경기관광공사 등 5개 기관이 보유한 7억4000여만건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통해 도내 5517개 상권을 분석한 소상공인 상권 평가지표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경기도는 평가지표가 상권의 성장 가능성은 물론 고객들이 좋아하는 업종, 구매력 등을 한눈에 알 수 있어 음식업계에 종사하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소상공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가지표 개발을 위해 도는 2013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KB카드가 보유한 내국인 카드 매출내용 5억2300만건과 카드가맹점 정보 9400만건, KT가 보유한 2015년 7월~2016년 6월까지의 유동인구 데이터 1억2400만건 등 7억4100만건의 빅데이터와 행정자치부의 행정구역, 경기관광공사의 주요관광지 현황 등 모두 10개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아울러 경기도는 이들 빅데이터를 이용해 전체 음식업종을 10개 업종으로 분류하고, 경기도내 6234개 기초 행정구역 가운데 점포가 있는 5517개 상권을 분석했다. 10대 음식업종은 주점, 중식, 분식, 치킨, 일식, 커피, 패스트푸드, 제과, 양식, 한식이다.

상권 평가지표는 이들 5517개 상권을 다섯가지 항목으로 평가한 후 등급으로 표시한 것이다.

다섯개 항목은 △상권매출의 성장과 감소세를 알 수 있는 성장성 △경쟁점포수와 운영기간 등을 알 수 있는 안정성 △1인 평균 구입액을 알 수 있는 고객구매력 △업종별, 지역별 고객선호도 △주변관광지나 명소 등 고객을 끌어 모으는 상권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집객력 등이다.

A씨가 고민하던 일산동구 두 상권에 대한 평가지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라페스타 상권은 △전분기 대비 매출성장률이 15%로 성장성 4등급 △점포수 변동성(직전 분기 대비 점포수를 비교하는 것으로 급감, 급증 등은 안정성이 떨어짐)12%, 점포 운영지속성(점포들의 평균 운영기간)은 39개월로 안정성 5등급 △객단가는 7224원으로 고객구매력 6등급 △지역점유율(시군구내에서 특정 상권이 차지하는 매출 점유율) 9%, 업종점유율(상권내에서 특정 업종이 차지하는 매출 점유율) 3%로 고객선호도 1등급 △문화의 거리, 일산호수공원 등 주요관광지와 핵심 상권을 포함하고 있어 집객력이 상(上)으로 나타났다.

반면 풍동 애니골 상권은 △전분기대비 매출이 7% 감소해 성장성 7등급 △점포수 변동성은 20%, 점포 운영지속성은 74개월로 안정성 3등급 △객단가는 1만7527원으로 고객구매력 1등급 △지역점유율 1%, 업종점유율 1%로 고객선호도 7등급 △애니골 카페촌 등 주요관광지는 있지만 핵심 상권이 없어 집객력은 중(中)으로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라페스타 상권은 풍동 애니골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강도가 강하고 건당 매출액이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상권이다.

풍동 애니골은 성장성이 낮은 반면 경쟁강도가 낮고 건당 매출액이 높은 상권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기도는 상권 평가지표와 함께 고객특성, 유동인구 특성, 평균 공시지가, 점포당 매출액, 주요 매출시점 등 상권 현황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 정보는 연령대 및 주중 주말 매출 비율, 평균지가, 지역점유율 등을 나타낸 것으로 해당 상권을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경기도소상공인지원센터는 수원, 용인, 안산 등 도 내에 모두 11개가 있다. 상권 분석을 원하는 사람은 경기도소상공인지원센터 대표전화(1544-9881)로 문의하면 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