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로 지난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84억달러로 늘었다. 지난달 경상수지가 6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서비스수지는 27개월 연속 적자였다. 운송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5일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이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흑자는 84억달러로 집계돼 1월(52억8000만달러)보다 59.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88억9000만달러) 이후 석달 만에 최대 규모다.

수출 호조에 3개월래 최대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60개월 연속 흑자로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월 흑자는 1월(52억8000만달러)보다 31억2000만달러(59.1%)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105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았다. 수출(446억3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23.0%, 수입(340억8000만달러)은 20.2% 증가했다. 특히 수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1년 12월(24.7%) 이후 5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수출이 증가한 배경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 관련 제품의 단가가 올랐고 반도체 시장의 호조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석유제품이 29억4000만달러로 72.6% 급증했고, 반도체는 65억7000만달러로 56. 7% 뛰었다.

운송수지 5억7천만달러 적자
경상수지에서 서비스수지 적자는 22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2월(11억60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1월(33억6000만달러)에 비해 대폭 줄었다.

운송수지 적자가 1월 2억3000만달러에서 2월 5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여행수지 적자는 11억7000만달러 적자로 파악됐다.

최정태 팀장은 “글로벌 해운경기가 악화하면서 운송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여행수지에 대해서는 “출국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영향은 3월부터 여행수지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92억1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9억5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달러 증가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75억5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66억8000만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채권투자도 58억3000만달러로 뛰었다.

파생금융상품은 15억8000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수출 호조에 따른 지나친 경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5일 한은 본관에서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에 대해 평가하면서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한국 앞에 놓인 숱한 난관을 고려할 때 경제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게 이 총재의 판단이다.

이 총재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경기 선순환 여부 불투명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의 복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유보했다.

그는 이어 “소비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일자리 창출은 이제 제조업 보다는 서비스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으며, 서비스업 발전을 위해서는 진입장벽과 영업제한 등 과도한 경쟁 제한적 규제를 정비하는 것이 긴요한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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