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이사장 인터뷰]윤영발 한국자동판매기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

▲ 윤영발 이사장

“자동판매기 운영업의 적합업종 지정이 2019년 2월 종료됩니다. 늦어도 내년까지는 생계형 적합업종의 법제화를 비롯한 업계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윤영발 한국자동판매기운영업협동조합 신임 이사장은 “20여년전부터 시작된 음료제조 대기업의 자동판매기 시장 진출로 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윤영발 이사장은 우선 생계형 적합업종의 법제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업계와 선배 이사장들의 노력으로 적합업종에 지정된 이후 지난해 재지정됐습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다보니 확장자제·신규진입 금지라는 권고사항이 유명무실합니다.”

윤 이사장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실적이 좋지 않은 자판기를 철수하고 몫이 좋은 곳에 새로 자판기를 설치하는 꼼수로 전체적인 자판기 대수를 유지하고 있다. 또 기존의 임대료보다 비싼 임대료를 건물주에 지급하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청량음료 시장의 제조-생산-유통을 장악한 대기업들이 자판기 운영에 직접 뛰어든 이후 대형 오피스 빌딩 등의 자판기 임대료가 30~40% 가량 올랐다”는 것이 윤 이사장의 설명이다.

윤 이사장은 “전국에 자판기 운영사업자가 1600개사 정도 있고 이중 약 1300여곳이 개인사업자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자판기 운영사업이 음료 대기업의 전체 매출 비중 1%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시장철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내년 중에 법제화를 비롯한 적합업종 제도의 보완 방안을 업계차원에서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의 유통산업위원회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적합업종 법제화 공론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커피, 설탕 등을 공급하는 동서식품과 함께 모범적인 동반성장 모델을 꾸려나가고 있는 조합은 적합업종 법제화 등을 바탕으로 음료분야 대기업으로 확대해 나가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한편, 소비 트렌드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시장 환경 또한 윤 이사장은 물론 업계 전체의 고민거리다.

윤 이사장은 “국내 커피 시장이 인스턴트에서 원두커피로 빠르게 변하고, 정수기 보급 확대와  편의점 급증 등 시장 변화로 자판기 커피에 대한 수요가 떨어져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10만여대에 가까웠던 국내 자판기는 최근 10여년간 약 4만대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윤 이사장은 “현재 커피와 설탕 등을 중심으로 한 조합의 공동구매를 커피 원두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커피시장의 트렌드가 변화한 만큼 업계도 시장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조합이 공동구매를 통해 조합원들에게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

윤 이사장은 “커피 원두 공동구매를 시작으로 원두의 공동브랜드를 만드는 한편,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는 소형자판기의 공동구매를 통해 시장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수한 품질의 원두를 공동으로 저렴하게 구매하고 브랜드로 만들어 소비자들도 자판기를 통해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윤 이사장의 생각이다.

또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자판기도 자판기 제조사와 협의해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이사장을 맡게 돼 책임이 무겁습니다. 조합원사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긍정적, 미래지향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겠습니다.”

윤 이사장은 “조합원 간, 대기업과 업계 간의 신뢰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생계형 업종에서 탈피해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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