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챔프 스토리] 한국콜마

▲ 윤동한 대표

화장품에 대해 잘 모르는 남성들에게 투웨이케익을 아냐고 묻는다면 ‘두 가지 방식으로 먹는 케익인가?’하는 궁금증을 가질지도 모른다. 또 화장품과 케익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웨이케익은 1990년대 초반 화장품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고체형 파운데이션인 투웨이케익이 출시되기 전 파운데이션은 모두 액체형이었다. 하지만 투웨이케익은 화장품을 손에 묻히지 않고도 간편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휴대도 간편하며, 파운데이션과 파우더의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때문에 출시 직후 투웨이케익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화장품을 개발한 사람은 농협과 제약회사를 다니다 과감하게 화장품 회사를 창업한 윤동한 한국콜마 대표(사진)다.

업계 최초 ODM 비즈니스 모델 개발
제약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릴 만한 회사를 고민하던 윤동한 대표는 화장품업계에서 답을 찾았다. 당시 국내 화장품 시장은 기획부터 제조와 유통을 통합하는 시스템이었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이를 분리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도 제조와 판매가 구분되면 좀 더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나아가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윤 대표는 1990년 1월 일본콜마와 계약을 맺고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화장품 제조업을 시작했다. 충남 연기군의 5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직원 3명 규모의 조촐한 첫발이었다.

윤 대표는 전기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연구개발(R&D)에 몰두해 세계 최초로 투웨이케익을 선보여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회사가 안정궤도에 올랐지만 윤 대표는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띄운다.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제조만 하는 OEM 방식은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업계 최초로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제조업자 개발 생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OEM과 ODM은 생산한 제품에 제조사의 상표가 아닌 주문자의 상표가 부착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두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느냐 여부다. ODM은 독자적 기술력으로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해 품질 관리를 거쳐 납품하기까지 전 과정에 거쳐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윤동한 대표가 과감히 ODM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전체 직원의 30% 이상이 연구 인력으로 구성돼 있고, 매년 전체 매출의 6% 정도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제조 기술만 2만 개가 넘는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인 GMP(우수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도 화장품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윤동한 대표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을 세우겠다’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K뷰티 열풍이 불면서 한국콜마는 세계적인 화장품 ODM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콜마가 만든 화장품을 판매하는 국내외 회사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에스티로더, 록시땅, 로레알, 코티 등 500여곳에 달한다. 특히 그동안 미국, 유럽, 일본 업체와만 거래하던 에스티로더가 처음으로 한국 기업인 한국콜마와 제품의 개발과 공급을 계약해 주목을 끌고 있다.

윤동한 대표가 세계적인 화장품 ODM 토털 컨설팅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곳은 중국 시장이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은 아이들과 노년층을 제외하면 중국 인구의 2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는 이제 시작이라고 봐도 좋다는 것.

한국콜마는 2007년 자회사인 북경콜마를 설립하고 중국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콜마가 납품하는 중국 회사는 이미 100여곳에 이른다.

한국콜마는 세계로 가는 길목에서도 코트라와 파트너십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해외 진출 초기부터 중국의 다롄 무역관, 홍콩 무역관, 미국의 뉴욕 무역관, 유럽의 파리 무역관과 긴밀한 협조를 맺어온 한국콜마는 2012년 월드챔프 사업에 참가하면서 더욱 끈끈한 파트너가 됐다. 월드챔프 사업에 참가한 후 1년 만에 100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확정한데 이어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제품 개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월드챔프 사업을 통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주를 넘어, 중동 및 남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콜마는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