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승부사 김택진의 새 도전

몇년 사이 TV에서 부쩍 늘어난 광고가 있습니다. 스타 마케팅을 앞세워 점점 격화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 광고입니다. 모바일 게임의 스타 마케팅은 201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넷마블의 ‘레이븐’ 광고에 배우 차승원이 등장하면서부터죠. 이후 유아인, 유해진, 이병헌, 이정재, 장동건, 하정우, 하지원 등의 톱 스타들이 줄을 잇습니다.

최근 배우 최민식이 등장한 모바일 게임 광고도 있습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를 완벽하게 모바일로 구현한 리니지M을 홍보하고 있죠. 리니지M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진행하면서 혈맹을 맺거나, 대규모 사냥에 나설 수 있습니다. 리니지만의 핵심 요소인 공성전도 알찹니다.

리니지M을 당장 즐길 수는 없습니다. 지난 12일부터 엔씨소프트는 사전 예약 프로모션을 시작했습니다. 사전예약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회사가 본격적인 출시일 이전에 수요를 어느 정도 창출하는 이점이 있고요, 이용자는 일정한 혜택이 따르는 등의 효과도 있습니다. 리니지M은 사전예약을 개시한 지 8시간 만에 100만명을 기록했고, 3일만에 200만명이 신청했습니다. 역대 게임 사전예약 기록 중 최단 시간에 이룬 성과입니다. 흥행 대박 조짐입니다.

리니지M에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드는 걸까요. 답은 리니지M의 모태인 리니지 PC게임에 있습니다. 리니지는 199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최초의 온라인 게임입니다. 중세 판타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리니지는 이후 한국 온라인 게임의 교과서처럼 여겨졌죠.

2007년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2013년엔 2조원, 2016년엔 3조원을 돌파합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기반으로 2003년 리니지2(3D 그래픽 적용)를 출시했고, 이후에도 리니지 레드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천당2혈맹 등을 출시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리니지라는 탄탄한 뿌리에서 파생한 걸작들입니다.

리니지M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엔씨소프트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더 올려줄 거라 봅니다. 게임업계는 시나브로 PC에서 모바일로 조직체계와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와중입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앞으로 엔씨가 변화된 모마일 게임 플랫폼에 맞춰 게임 비주얼을 강화하고, 조작체계도 모바일에 최적화겠다는 선언과 다름 없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완벽주의자로 통합니다. 게임개발자 출신인 그는 매번 신규 게임을 제작할 때 세계시장에 통할 작품을 만들자고 조직원을 독려하고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김택진 사장은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매듭지은 이후 리니지M 자체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2년의 개발기간은 평균 모바일 게임 제작기간인 1년 보다 두배의 인적, 물적 투자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리니지M은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공식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니지M이 성공을 한다면, 엔씨소프트는 PC게임 회사에서 모바일 게임 회사로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9836억원, 영업이익 32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리니지 시리즈들의 매출 합계는 4000억원이 넘습니다. 이제 리니지M이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거라 봅니다. 게임은 시작됐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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