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벌기업 회장들이 국회 청문회에 불려가는 등 정치적 충격이 있었지만 한국의 부자 순위에는 급변동이 없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27일 ‘2017년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코스피가 지난 1년간 삼성전자의 견인으로 6% 오른 덕분에 부자 순위가 크게 뒤바뀌는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갤럭시 노트7의 리콜 사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60% 이상 뛰었고 이건희 회장의 재산은 달러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건희 회장은 42억달러가 늘어난 168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하면서 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67억달러를 보유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보유한 재산의 대부분은 사실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주식인 탓에 지난해와 변동이 없는 62억달러로 평가되며 3위에 올랐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권혁빈 대표 재산은 61억달러로 4위로 올라섰다. 그의 재산 증가분은 12억달러로, 이건희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어 5~6위는 각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올해 순위에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조현상 효성 사장,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등 3명이 새로 진출했다. 함영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각각 47위와 49위에 랭크됐고 방준혁 회장은 24위로 올랐다.

넷마블은 오는 12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가총액을 최고 120억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게임업계 1, 2위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이해진 전 의장을 포함해 지난해 순위에서 보이지 않았던 5명의 부자들이 올해에 모두 복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순위에 포함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41억달러 규모의 4호 펀드 조성에 힘입어 순위가 47위에서 38위로 상승했다.

포브스는 순위의 격변은 없었지만 상당수 부자들의 순자산이 줄어들었고 특히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증감률 기준으로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힌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재산은 56%가 줄어들었지만 올해 15위에 랭크되면서 부자 클럽에 머물 수 있었다.

뇌물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김정주 넥슨 회장의 재산도 27%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순위 자체는 지난해 6위에서 올해 7위로 한 계단 내려가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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