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신세계인터내셔날 비상할까

유통 명가(名家) 신세계그룹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라는 패션 계열사가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름 그대로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를 유통합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지방시, 디젤, 셀린느, 끌로에 등의 한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유명 브랜드를 판매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도 탄탄합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성장은 제자리걸음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데에 그쳤죠. 특히 요즘 패션산업은 불황 탓에 브랜드 관리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유니클로, 자라와 같은 패스트패션 업체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고요. 아웃도어 패션업체들도 난립하고 있어 새로운 점프를 위한 도약대 마련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적자를 내는 브랜드를 정리하는 것이 패션업체들이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는 선택지 중에 하나입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인 살로몬을 철수시켰습니다. 살로몬은 줄곧 적자를 이어왔습니다. 또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이 정체기에 접었다는 판단에 전면 사업 중단을 결정한 거죠. 아울러 지난해 바나나리퍼블릭이라는 고급 브랜드의 점포 두곳을 정리했습니다. 매출이 저조한 곳을 정리하면서 손실 비용을 보존한 거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가치는 신세계그룹의 거미줄 같이 뻗은 유통망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의도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이 회사의 영업이익과 매출이 지난해 대비 월등히 좋아질 거라 전망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로는 신세계백화점 출점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김해, 하남, 동대구 등에 줄지어 문을 열었죠. 지난 4월에는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이 개장했습니다. 내년도 기대됩니다. 인천 청라와 대전 지역에 신세계의 복합쇼핑몰이 영업을 개시합니다.

패션 브랜드 업황이 녹록지 않다고 해도 결국 거대 유통망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독보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세계 이마트에는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가 있는데요.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자연주의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0년 인수해 개명한 거죠. 일본의 무인양품과 얼핏 비슷한 컨셉입니다. 주로 의류, 가구, 주방용품 등 생활용품 전반을 취급하면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 16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자주의 비중은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에 2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대략 1900억원이 될까말까 하는데요. 이 정도면, 이 회사 브랜드 중에 신세계그룹 유통망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효자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 보태서 이마트의 SPA브랜드인 데이즈의 기획과 생산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데이즈는 지난해 468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요. 유니클로로 다음으로 많은 매출이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새로운 유명 해외브랜드를 론칭합니다. 폴스미스, 끌로에 등이죠. 결국 이 회사가 고속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은 명품 브랜드의 매출을 올리는 일이라고 보여집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40여개의 해외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핵심 사업이 해외 브랜드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거죠.

물론 자체 브랜드도 점차 자리를 잡고 있는 와중이지만, 안정적인 유통망과 해외 브랜드의 인지도라는 강력한 무기를 잘 사용해야 한다는 거죠. 지난해 몇몇 브랜드의 정리를 통해 부진을 털어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얼마나 성장 가도를 달릴지 기대해 봅니다.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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