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IT기업 거점 ‘대이동’

해변, 블록버스터 그리고 이제는 수십억달러짜리 IT기업?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가 드디어 IT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도 이를 알아차렸다. 캘리포니아는 IT 도시에 대한 집착을 가져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심은 북쪽 실리콘밸리에 몰려 있었다. 이제 그 흐름이 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가 새로운 IT기업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2011년 상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가총액 10억달러를 기록한 경영 소프트웨어 회사 코너스톤 온디맨드의 창립자이자 CEO인 애덤 밀러는 “사람들이 이제 이런 현실이 진짜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사회적으로도 LA에서 IT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 회사인 스냅챗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스냅챗은 기업가치 평가액 150억달러에 걸맞게 사무실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베니스에 560㎡ 규모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만, 사무실 세곳을 더 임대할 작정이다. 원래 사무실 공간의 10배 규모로, 각각은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 LA만 해도 벌써 이만큼이다. 여기에 IT거대기업 구글과 야후 등도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사무실을 확장하고 있다. 샌타모니카에서 플라야 비스타까지 8㎞ 정도 되는 거리엔 지금도 수백개의 신생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이름이지만 실리콘비치라고 불릴 정도다.

일년 내내 날씨도 좋고, 할리우드의 화려함도 가득한 LA에 IT기업 붐이 이렇게 늦게 분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말리부에서 풀 파티를 즐길 수 있는데 왜 굳이 추운 샌프란시스코에서 겨울을 떨며 보내겠는가). 이유야 어떻든 점점 더 많은 IT기업가들이 LA로 몰려오고 있다. 몇몇 회사를 소개한다.

1. 위스퍼 / 베니스, 윈드워드 애비뉴
위스퍼의 사무실은 포트리스라고 불린다. 약 930㎡ 규모로 한때 배우 안젤리카 휴스턴이 살던 곳이다. 요즘은 익명 메신저 앱 기업인 위스퍼의 본사로 쓰인다. 위스퍼는 6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집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말이 될까? LA 특유의 쿨함으로 받아들이면 말이 된다. 스냅챗의 첫번째 사무실도 베니스 해변의 방갈로였으니 말이다.

2. 스냅챗 / 베니스, 오션 프런트 워크
확인하면 눈 깜짝 할 사이 대화 내용이 사라지는 스냅챗은 마켓 스트리트 63에 있는 560㎡ 규모의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이제 회사가 성장해 그 세배 크기의 손턴 로프츠 해변 사무실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경영분석가를 위한 공간이 3700㎡ 규모로 베니스빌리지에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3. 트위터 / 샌타모니카, 메인스트리트
이곳은 트위터의 새로운 사무실로 전략, 영업, 미디어 운영 담당 본부이다. 건물은 해변과 불과 두블록 떨어져 있다. 점심시간 즐길 수 있는 서핑이 부럽기만 하다.

4. 페이스북, 유튜브, 벨킨, 아이캔 / 플라야비스타, 이스트워터프론트 드라이브 캠퍼스
회사 네곳이 모두 새로운 오피스 타운에 입주했다. 이곳은 원래부터 IT기업 타운을 조성하고자 계획된 곳이다(커다란 홀 푸드 마켓이 그 느낌을 풍긴다). 페이스북 사무실은 영상 및 출판 파트너십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유튜브 사무실은 유튜브 제작자들이 무대나 세트 등 제작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주소 때문에 헷갈릴 수 있지만 해변과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다.

■ 버는 곳·쓰는 곳 ‘따로’

IT기업 창립자들이 사업을 성공시키고 돈을 번 곳은 실리콘밸리다.

그러나 그 돈을 쓰는 곳은 LA다. 오라클 의 창립자 래리 엘리슨은 억만장자의 집이 줄지어 있는 해변가 부동산을 포함해 말리부에 집열채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창립자 일론 머스크는 벨 에어에 서로 마주보는 저택을 두채 소유하고 있다.

가격은 각각 1700만달러와 675만달러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저스는 2450만달러를 들여 베벌리 힐스에 침실이 일곱개인 집을 구입했다.

션 파커는 지난해 홈비 힐스에 있는 브로디 하우스의 지분을 5500만달러 늘렸다.

마이크로스프트가 2014년 25억달러에 인수한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자인 마르쿠스 페르손은 최근 베벌리 힐스에 있는 약 7000만달러 짜리 주택을 매입했다. 15개 욕실이 모두 5600달러짜리 토토 네오레스트 변기로 꾸며져 있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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