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어느 해 보다 청년실업과 잦은 구조조정으로 대학졸업자들과 직장인들이 불안에 떨었던 시기다.
기업의 인사관리와 채용, 그리고 직장인들의 경력관리와 취업에 직접 관여하는 헤드헌팅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실제 노동시장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현실로 체감하면서 안타까운 점들도 많이 보아왔다.
개인들은 우수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도 기업이 원하는 조건과 맞지 않아 취업이 어려운 반면, 기업은 우수한 핵심인재 채용에 목말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비일비재하게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인맥’의 긍정적 부문 부각시켜야
이제 개인들은 자기계발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시켜 나가고, 평생직장인이 아니라 평생직업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때다. 이는 임원이나 CEO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체감 정년이 37.5세라는 데서 비롯된 ‘삼팔선’이나 갈 곳 없는 사오십대를 표현하는 ‘사오정’ 등과 같은 단어들이 속출하는 시기,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이 시대 기업인과 직장인들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실 자기계발에는 한계가 있다.
수 많은 정보와 유사한 경쟁력을 지닌 사람들 속에서 자신만이 지닐 수 있는 무기를 아무리 개발한다 하더라도 이를 발휘할 기회가 없으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동시에 중요해 지는 것이 다채롭고 풍요로운 인간관계다.
인맥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의 정보망을 확장시켜 나가면서 자기계발을 도모하는 데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자산이다.
어떠한 권력이나 부에 의해 좌우되는 관계를 지양하고, 사람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배려를 통해 자신의 삶의 시야를 확장해 나가고 삶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관계들을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야 할 시기다.
특히 연말이라 연일 이어지는 모임과 약속으로 스케줄이 가득한 이 때, 송년회나 망년회라는 이름으로 계속되는 모임들에 힘겨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런 모임들을 활용해 보자.
첫째, 인맥 다이어리를 통해 시간과 인맥을 관리하라. 업무 일정에는 민감하면서도 이를 응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맥도 결국은 시간관리다.
연말에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 빠지지 말아야 할 모임 등에 대해 스케줄링을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브랜드화해 마케팅하라
그저 시간이 날 때 참석하고 시간이 없으면 만나지 못하는 소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적절한 시간 안배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표현할 줄 아는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둘째, 상대방에게 70%를 배려하라. 사람들은 목적을 갖고 타산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을 경계하기 마련이다. 단기간의 목적을 실현하겠다는 섣부른 마음가짐을 버려라. 정해진 시간 내에 효율적인 인맥관리를 하려다 보면 부득이하게 사람들을 타겟팅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때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무조건 나서서 말하기 보다는 상대의 의견과 상황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70%는 들어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좋다.
셋째,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얼마 전 출간된 ‘인맥지도를 그려라’라는 책에 따르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 데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면에 특화돼 있는지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핵심 인재로 인정 받는 사람들도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기 보다는 브랜드 관리를 통해 자신을 제대로 홍보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모임에 참여했을 때도 ‘OO분야에 유능한 사람’ 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자신을 알리면, 2004년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창출해 나갈 기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넷째, 헤드헌터와 친구가 되라. 이제 경영자로서 기업을 운영하거나, 직장인으로서 직장생활을 할 때 모두 헤드헌터의 조언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켜줄 수 있는 인재를 선택해 줄 수 있으며, 성공적인 직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노하우를 지닌 헤드헌터를 통해 유용한 업계의 정보를 얻는 것도 21세기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같은 몇 가지 노하우들은 쉽게 실천할 수 있지만 평소에 놓치고 있는 것들이다. 모임과 만남이 많은 시기, 자신을 되돌아 보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인맥을 관리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해 가는데 관심을 가져보자. 이것이 2004년을 희망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효진(HRKorea 대표이사)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