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이 중소기업의 성장과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송종국)이 최근 내놓은 ‘중소기업 R&D 지원의 현황과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매출액 증가율 등 성장지표에서 양(+)의 성과를 보였다.

연구개발투자액 증가율 등 기업의 혁신역량 지표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다만 수익성 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가 없었다.

R&D 지원 직후 고용 크게 늘어
보고서는 이번 조사를 위해 최근 5년간(2011∼2015년) 정부 중소기업 R&D 지원의 현황과 성과를 살펴봤다.

정부는 1998년부터 20년간 중소기업이 R&D를 매개로 성장해 기업생태계의 낙후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약 30조원의 R&D 예산을 지원했다.

최근 5년간에는 14개 정부 부처가 중소기업 R&D 지원을 통해 235개 사업, 5만431개 과제에서 7만3475개 기업(중복제거시 2만5885개 기업)에 지원했다. 총 지원 규모는 12조 7310억원이다.

연구원은 중소기업 R&D 지원을 받은 기업이 지원받지 않았을 때보다 매출액 증가율을 비롯한 자산 증가율, 종업원 수 증가율, 자금조달 증가율 등 모든 지표에서 성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부분의 지원 효과는 초기에 크게 나타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가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기업들은 R&D 지원을 받은 직후부터 고용 증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보고서는 “이번 결과는 정부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 중소기업의 고용창출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자산 증가율과 자금조달 증가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기업의 자금조달이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R&D 지원은 기업의 혁신역량 확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고, 그 영향은 지원 후 3년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정부로부터 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3년까지 연구개발투자를 늘렸고 3년 후부터는 이를 꾸준히 유지했다.

스타트업 R&D 지원은 ‘미적지근’
다만, R&D 지원이 수익성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분석 결과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중소기업이 5년 안에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R&D 지원사업 중 중소기업을 위한 사업은 전체 177개 중 137개로 가장 많은 반면 창업기업을 위한 사업은 3개에 그쳐 차기 정부가 관련 사업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지적됐다. 중견기업 사업은 14개에 달했다.

지원사업의 유형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성장촉진(37%) △기업의 기술역량 저변 확충을 위한 R&D 기반조성(31%) △특정 미션 해결을 위한 임무지향(17%) △수출 증대·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시장 선점(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R&D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능력이 커지면서 자산 및 매출 확대는 이뤄졌지만 이런 외형적인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다”며 “R&D 지원 후에도 끊임없는 추적 조사와 평가를 통해 정부 R&D 지원과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의 관계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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