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속앓이 하는 산업은행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지분을 보유한 회사 가운데 지금 큰 리스크를 주는 회사는 다름 아닌 대우조선해양일 겁니다. 지난해 회계법인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보유 가치를 ‘1원’으로 평가했죠. 산업은행은 이로 인해 지난해 말 보유주식의 전체를 손실(손상차손)로 반영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산업은행을 속 앓게 하는 회사는 또 있습니다. KDB생명입니다. KDB생명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생명 인수시절부터 시작해 약 8500억원을 쏟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는 3분기 경 KDB산업은행에 약 2000억원 이상을 수혈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3분기 증자까지 포함하면 산업은행은 KDB생명에 총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붓게 된 꼴입니다.

KDB생명은 지금 매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달까지 20년차 직원 200여명을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죠. KDB생명은 이미 임원의 40%를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해임한 바 있습니다. 또한 수익이 떨어지는 지점들은 통폐합할 작정입니다.

회사 규모를 크게 줄이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KDB생명은 이미 세차례나 매각 작업이 실패했했죠. 특히 약 6개월 전에 있었던 마지막 매각에서는 홀로 입찰에 나선 곳이 4000억원대를 적어냈습니다. 산업은행이 생각했던 매각가격은 장부가를 고려해 6000억~6500억원선이었습니다. 산업은행으로서는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된 거죠.

시장에서 KDB생명은 찬밥 신세입니다. 이렇게 시장에서 판단하고 있는 기대가치가 산업은행 내부에서 생각하는 것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보니까, 본격적인 군살빼기 작업에 들어간 것입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한 것은 지난 2010년이었죠. 당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어 사들였습니다. 산업은행이 본전을 생각해 매각가격에 욕심을 부린다면 KDB생명의 매각 가능성이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생명보험사들은 인수합병 시장에서 한발짝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래저래 KDB생명에겐 상황이 좋게 보이지만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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