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포커스] 새 정부 정책 따라 엇갈린 명암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몇몇 대기업들의 명암이 조금씩 예측 가능해지고 있다. 이번 주 기업 포커스는 문재인정부 출범에 따른 대표적인 기업들의 기대와 우려에 대해 조망해 보고자 한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탈석탄 정책’ 기조를 통해 에너지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아울러 미세먼지 대책 효과도 노리고 있다. 새로운 원전 공사를 중단하고, 현재 10% 미만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도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두산重, 원전 사업 위기
이러한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다름 아닌 두산중공업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새해 초반부터 매출 성장세와 본격적인 원전, 석탄화력발전 사업의 외형을 넓히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상을 살펴보면 두산중공업은 우리나라 원전 시장의 100%를 독점하다시피하는 원자력발전 전문기업이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강력한 탈원전 탈석탄 정책을 구사할지는 모르겠지만, 공약대로 이행을 하게 된다면 두산중공업은 건설 중단에 따른 피해 금액이 무려 2조5000억원이 넘는 거대한 매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며, 거의 7~8개월 동안의 일감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이다. 그야 말로 자칫 잘못하면 두산중공업은 때 아닌 사업 위기에 놓여 질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국가 에너지산업 계획에 따라 진행중인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가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건설 중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이는데, 두산중공업은 이 사업의 주설비 및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당사자다. 정부와 맺은 공급계약 금액만도 무려 1조1300억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사업이기에 신고리 원전 건설 중단이 불거지면, 두산중공업은 한해 농사가 날아가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에 실제로 신고리 원전 건설이 엎어지게 되면, 이후 신한울 3, 4호기 실시계획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 뻔하다.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 4호기에 들어가는 주기기를 공급하는데, 그 금액만 2조2000억원 규모라고 한다. 원전 사업 중단이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지게 될 위기다.

원전 사업만의 위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밝힌대로 착공률 10% 미만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했고, 이에 따른 두산중공업의 피해규모도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금 문재인 정부가 지목하는 건설 중단 발전소 9기 가운데 5기에 주기기를 공급하는데, 이 모든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 놓였다.

앞서 설명한 신규 건설들이 두산중공업에 매출로 반영되는 시기는 약 1년 뒤일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와 내년까지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정지택 부회장이 야심차게 선언한 매출성장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두산중공업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만지작 거리고 있는 육성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수주하며 성장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두산중공업의 에너지사업 메인은 원전과 석탄발전 등이고, 미래전략사업은 풍력, LNG, 에너지저장장치 사업 등이다. 미래전략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발전시켜 원전과 석탄발전에서 불거질지 모르는 손실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CJ제일제당, 정부 내수부양 수혜기업
문재인 정부가 구사할 앞으로의 정책에 활짝 웃는 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 등 음식료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문재인 정부는 내수 부양정책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문 대통령의 제1 공약인 일자리 확대에도 바로 내수시장을 발전시키는 것이 전제로 들어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재정지출 증가율을 7%로 확대하고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천문학적인 자금이 바로 내수시장을 향해 쓰이려고 하는 상황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의 경우 최근 국내 내수경기가 장기적인 침체국면에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매출성장이 9.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내수시장 1위 기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내수시장 살리기에 나서면 그 반사이익이 바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 활성화 가운데 부동산 정책의 큰 수혜를 받는 곳은 단연 건설사들일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서희건설은 문재인 정부 기간 내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이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서희건설이 노후한 도심을 정비하는 사업을 전략적으로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기에 그렇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도시재생 뉴딜’로 요약할 수 있다. 도시재생 뉴딜은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일부를 새로 짓고 생활인프라를 확충하는 주거개선 정책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도시정책 뉴딜에 50조원을 지원해 옛 도심과 노후한 주거지 500여곳을 정비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내수시장에서 가장 큰 장이 서는 곳이 도시재생 사업이라고 명명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대형 건설사는 이러한 도시재생 뉴딜 정책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사실 대형건설사는 해외사업과 서울 주요지역의 정비사업 비중이 높아 소규모 주택정비 위주인 도시재생 뉴딜정책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통념이다. 결국에 도시정비 사업은 서희건설과 같이 경험이 풍부한 중견 건설사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상반기에 도심정비물량을 1조원 이상 수주한 건설사 3곳 가운데 중견건설사로서는 유일하게 포함된 곳으로 지난해 얻은 재건축·재개발 시공권도 10여건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기존에 다른 건설사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쌓아 올렸었다. 신규 분양과 달리 미분양 리스크가 적은 지역주택조합의 아파트 시공사업을 바탕으로 이봉관 회장은 전국 각지에 있는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수주해 나갔다. 현재 전국 11개 사업장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분기 기준으로 지역주택조합 수주잔고는 1조6500억원선에 달한다.

국내 인프라 시장도 주목
문재인 정부에서 내수시장 육성 중에는 건설 인프라와 공공주택 등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포인트다. 지난 2010년 이후 장기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축소됐던 점을 감안할 때 문재인 정부가 인프라 시장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기에 그렇다.

국내 인프라는 1970~1990년대에 단기간에 건설돼 노후화 속도가 빠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1·2종 노후기반시설물(건축물 제외)이 전체 시설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0%였지만 2024년에 22.2%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인프라 투자는 교통망을 확충하는 작업부터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강원도와 호남을 잇는 새로운 고속도로를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복합교통망을 구축하는 등 교통망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특히나 국민들이 출퇴근을 할 때 이동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 광역철도 등도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한 계획안이 바로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이다. 2025년까지 철도망 구축방향을 제시한 것인데,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했다. 이 중장기 사업에는 국고 43조1000억원, 민간자본 19조8000억원 등 모두 70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거대한 정부 인프라 투자의 수혜기업으로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등이 거론된다. 특히나 현대건설과 금호산업은 공항건설부문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현대건설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부대공사 등을 시공한 경험이 있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둔 덕에 인천국제공항과 양양국제공항 등을 건설하며 공항공사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현대산업개발은 앞서 설명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의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산업개발은 과거에 다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GTX사업을 추진하자고 정부에 제안했었다.

문재인 정부의 5년 동안 이렇듯이 수많은 정책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어떤 기업에겐 기회이고 어떤 기업에겐 위기의 순간도 찾아 올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회를 살리고 위기를 돌파하는 경영인의 탁월한 운영능력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하겠다. 아마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기업 포커스에 등장할 기업들의 이야기는 이전보다 더욱 풍부해지고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 글 : 김규민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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