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정- 동우전기(주) 감사

화남피혁의 창업자, 고 태원 여우균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지난 30일로 벌써 3주기가 됐다.

우리는 정작 당신께서 가신 뒤에야 더욱 큰 뜻을 깨닫고 우러르게 된다. 요즘처럼 경제를 비롯한 국가 전반에 걸쳐 어려울 때마다 생전의 심모원대(深謀遠大)한 혜안이 한없이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고인과의 인연은 필자가 IBK기업은행 여신기획부장과 기업고객부행장을 맡고 있던 시기, 최고경영자클럽, 명예의전당회원협의회에서 만남이었다. 고인은 누구를 상대하든 진심을 가지고 대했고 그 진실 안에서 교류했다. 남을 배려하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늘 배여 있었다.

고인은 일찍이 20대 초에 산업현장에 투신해 1986년 40대 중반에 현재의 화남피혁을 창업, 수출 중견기업으로 건실한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기업인이었다.

또 2002년에는 사재를 쾌척해 고향 대구 달성에 재단법인 이우장학회를 설립해 인재양성을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도 열심이었다. 이우장학회는 전국 읍면단위 중 최대 규모의 기본재산 172억원을 기반으로 현재 총 645명의 장학생에게 19억689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인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신념을 가진 고인이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것은 고인과 인연을 맺은 지 한참 후였다. 진정한 용기와 결단이 없이는 하기 어려운 일임에도 밖으로 나타나는 것을 꺼리고 선행은 조용히 뒤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업인들이 성숙된 도덕적 의무를 지니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업들의 기부문화도 그 일환으로 사회가 성숙해짐에 따라 우리의 기부문화 역시 분명히 커다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버는 기업, 그래서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이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러나 존경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르고 그 책임은 기업을 통해 사회로부터 얻은 이윤을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는 기부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있다.

요즘 많은 기업인들과 교류하면서 기업인들 스스로, 그리고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등 여러 공익기관을 통해 어려운 주위를 돌보며 나눔과 도움을 주려는 분들이 많아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볼 때 매우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좀 더 많은 기업인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갖고 실천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고인은 생전에 화남피혁을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로 IBK기업인명예의전당 헌정, 은탑산업훈장 수훈 등의 영예를 얻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기업인으로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중소기업을 빛낸 얼굴’에 헌정되기도 했다.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편찬한 고인의 평전 ‘최고는 없고 최선은 있다’에서 고인은 기업 경영을 통해 믿고 일할 수 있는 안정감과 주인의식, 개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며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의 3주기를 맞아 고인이 생전 기업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몸소 실천한 지혜와 용기가 우리 중소기업인들에게도 보다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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