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팬오션 정상화한 하림

하림그룹이 ‘승자의 저주’를 말끔히 씻어냈습니다. 바로 2015년 인수한 팬오션 이야기죠. 인수합병(M&A)에 들어간 차입금 수천억원을 7월  중에 상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팬오션 인수 당시 하림은 자산이 4조원대였습니다.

그런데 자산 4조4000억원의 팬오션을 1조80억원에 인수한 겁니다. 이 중 5600억원이 차입금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M&A전략에 무리를 주다가 무너진 웅진과 STX를 비교하며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염려했었습니다. 하림은 준비가 철저했습니다. 팬오션 인수를 검토할 때부터 차입금 상환에 대한 꼼꼼한 계획을 수립한 거죠. 팬오션 외의 하림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팔아 빚을 갚을 시나리오를 만든 상태에서 시작 한 겁니다.

이번에 상환할 목돈 중에는 하림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제일홀딩스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큰 비중이라고 합니다.

팬오션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늘어나면서 24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일부에서는 단 2년 만에 수천억원의 채무를 상환한 하림의 성과는 운이 따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제일홀딩스가 팬오션을 인수하자마자 팬오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죠.

요즘 제일홀딩스 기업 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제일홀딩스의 영업이익은 팬오션 인수 효과로 2014년 2280억원에서 지난해 4510억원으로 2년새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인수 대상 기업의 실적이 고꾸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M&A 전략에 있어 가장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하림의 계획적인 상환 능력과 함께 팬오션의 실적 향상이라는 운이 따랐다는 게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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