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페이스북의 동영상 침공

페이스북의 동영상 업로드 횟수 및 조회 수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 평균 동영상 조회 수는 1년 만에 4배 급증해 현재 40억회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사용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페이스북의 인터페이스가 동영상 시청과 공유에 더욱 적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분석기업 소셜베이커(Socialbakers)에 따르면, 2014년 2월 기준 페이스북에 공유된 동영상 중 직접 업로드 된 동영상은 25%에 불과했으며 대다수는 유튜브(YouTube) 등 다른 사이트에서 공유된 것이었다. 그러나 1년 뒤에는 상황이 변해 동영상의 70%가 페이스북에 직접 업로드 되고 있다. 사소한 변화로 보일 수도 있지만, 월 평균 사용자가 14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규모 덕분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이 서비스하는 동영상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확고한 영역에 올라섰다. 이마케터(eMarketer)의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미 전체 모바일 광고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동영상으로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도 동영상 광고였다. BTIG의 미디어 기술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그린필드(Richard Greenfield)도 “모바일 동영상 광고가 페이스북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영상 광고가 엄청난 기회라는 건 분명하다. 미국인의 평균 휴대기기 사용 시간은 이미 텔레비전 시청시간을 넘어섰다. 시장조사기업 포레스터(Forrester)는 2016년 570억달러 규모의 디지털 광고시장이 1000억달러의 텔레비전 광고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50억달러 규모의 광고 대행사 옴니콤 미디어 그룹(Omnicom Media Group)은 일부 고객에게 텔레비전 광고예산의 10~25%를 인터넷 광고에 사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거대 광고주중 식품기업 몬델레스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과 보험사 올스테이트(Allstate)는 이미 이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물론 동영상 광고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텔레비전 광고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누구나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일 것이다. 페이스북의 라이벌인 채팅 앱 스냅챗은 새로 선보인 디스커버(Discover) 플랫폼의 동영상 광고 판매를 확대했다.

동영상 앱인 바인과 페리스코프(Periscope)를 보유한 트위터도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디지털 동영상 주요기업들과 협력해 기존의 음악 스트리밍에 동영상 재생 기능을 추가했다. 훌루, 야후와 버라이즌(Verizon)을 등에 업은 AOL도 동영상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내년 이맘때 쯤이면 이들 중 한 기업의 일 평균 조회 수가 40억회를 기록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강점은 데이터다. 수억명의 이름, 출신 지역, 결혼 여부, 운동 습관, 정치적 견해, 영화, 음악, 자동차, 소매업체, 식당, 항공사, 전자기기 취향 등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사이트는 페이스북이 유일하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브랜드들이 필요로 하는 특정 광고 타깃을 정할 수 있다. 일례로 렉서스(Lexus)는 동일한 페이스북 동영상 광고를 고객 유형에 따라 1000개의 다른 버전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기계에 관심이 있는 남성 렉서스 팬’과 ‘여행을 좋아하는 시카고 거주 여성’은 광고를 보는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미디어 제작 책임자 피지 시모(Fidji Simo)는 “광고주들은 지금 동영상 자체가 대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타깃에 맞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들보다 유리한 점은 사람들이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인지도 모른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벤저민 링(Benjamin Ling)은 “사람들은 지루할 때 주로 동영상을 보며, 페이스북은 지루함을 해결하는데 특히 강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는 사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찾게 해주는 반면, 페이스북은 의사와 상관없이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 평균 접속자가 5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타깃 대상은 이미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시모는 “페이스북은 이미 모든 정보의 목적지이며, 동영상도 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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