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순위를 기록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가 평가대상 63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지난해 국정혼란 속에서 불투명한 기업 경영, 대립적 노사관계 등 경제 구조적 요인들이 국가경쟁력을 저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높은 생계비 부담, 보건·환경·교육에 대한 인프라 투자 부진도 순위 상승을 제약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1위에서 이듬해 27위로 상승한 뒤 2011년부터 3년 연속 역대 최고인 22위를 유지했다. 한국 순위는 2014년부터 하락하다 지난해에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29위로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것으로, 2008년 31위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IMD 국제경쟁력 평가는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이뤄진다.

우리나라는 이중 경제성과(22위)는 지난해보다 1계단, 정부 효율성(28위)과 인프라(24위)는 각각 2계단씩 하락했다. 기업 효율성(44위) 분야는 4계단 상승했지만 4개 분야 중 순위가 가장 낮았다.

경제성과 분야는 상품수출 증가율이 13위에서 51위로 38계단이나 떨어지는 등 지난해 계속된 수출 부진이 전체 순위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물가 부문 순위는 50위에서 47위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생계비 지수는 최하위권(54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국정 공백 여파로 정부 효율성 분야는 줄줄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뇌물공여·부패비리(40위), 정부결정 및 집행의 효과성(49위), 사회통합정도(55위) 등 분야는 모두 2005년 이후 최저 순위로 고꾸라졌다.

기업 여건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 기업 규제 영향으로 50위 권에 머물렀다. 인프라 분야는 올해 미세먼지가 신규 지표에 포함되면서 뒷걸음질 쳤다.

흔히 외국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교육 분야도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한 37위에 그쳤다.

기업 효율성 분야는 4개 분야 중 유일하게 순위가 상승했음에도 대립적 노사관계, 불투명한 기업경영 등으로 여전히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반영하듯 이사회 회사경영 감독의 효과성(61→63위), 회계감사의 적절성(61→63위) 등은 모두 꼴찌를 기록했다.
반면 생산성(38→35위), 금융시장(37→35위) 등은 순위가 올라갔다.

IMD는 한국에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하고 정치적 혼란과 개혁 과정에서 빚어지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하고 노동·기업 부문의 구조개혁을 가속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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