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서 ‘영업, 전략 개발, 제안서 작성, 프레젠테이션(PT)’에 이르기까지 사업 수주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세일즈 필살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제부터 각론으로 들어가서 세부 단계를 사례와 실무 중심으로 더욱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에는 중소기업이 세일즈 현장에서 공통으로 고민하는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다뤄 보겠다.

“결국은 가격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제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가격은 중요하지만, 결코 전부가 아니다. 고객은 무조건 싼 솔루션이 아니라 좋은 솔루션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기를 원한다. 자문해 보라. 몸이 아프면 무조건 싼 병원에 가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흔히 ‘가격에서 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은 사실 ‘우리가 제안한 솔루션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했다’는 말이다. 우리가 고객에게 (그 정도 가격을 지급할) 전문가로 포지셔닝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가격을 더 낮출 일이 아니라 고객에게 우리가 왜 전문가로 포지셔닝 되지 않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고객에게 전문가로 포지셔닝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객과 만나는 ‘시점’과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시점’이다. 경쟁자보다 빨리, 고객이 구매를 진행하는 프로세스 초기에, 고객의 공식적인 제안요청 이전에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왜 시점이 중요한지 이해하기 위해 먼저 고객의 구매 단계를 살펴보자.

고객의 구매 단계는 크게 4단계로 나눈다. 대부분 우리는 ‘대안 검색’ 단계에서 고객이 제안 요청을 해오면, 그제야 사업 기회를 알게 되고 사업에 참여한다. 그러나 이 단계의 고객은 이미 원하는 솔루션의 수준을 정하고, 그에 대한 예산을 책정하고, 우리를 포함한 몇군데 업체에 연락한다.

이 단계에서 고객을 처음 만나는 것이라면 이미 늦은 것이다. 우리가 사업이나 고객에 대해 아는 것도, 고객에게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 그래서 결국 가격으로 승부를 겨룰 수밖에 없다.

그럼 어느 시점에 고객을 만나야 하는가? 고객의 니즈가 정의(define)되기 전이다. ‘니즈 정의’ 단계 전에 고객을 만나서 고객과 함께 니즈를 정의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솔루션을 경쟁사보다 먼저 제시하는 것이 전문가로 포지셔닝 하는데 중요하다. 병원에서 의사가 정확히 진단을 내리면 그 전문성을 신뢰해 그 의사가 권하는 약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만약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고객사인 자동차 제조사의 신차 기획 단계에서 고객과 만나라. 고객이 신차 개발을 공식화하지 않았을 때, 고객사의 디자인 개발팀 혹은 상품 개발팀과 함께 니즈를 정의하라.

니즈를 정의한다는 것은 고객이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를 고객과 함께 찾아내는 것이다. 배가 아프긴 한데,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모를 때 당신은 이러저러해서 췌장이 아픈 것이라고 알려 줘라. 이러한 고객 니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사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안하면, 우리 솔루션의 구매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을 경쟁자보다 빨리, 고객의 구매 단계 초기에, 고객의 공식적인 제안 요청이 있기 전 ‘시점’에 만나야 한다. 그것이 중요하다.

- 쉬플리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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