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에서 가계 비중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늘었지만, 토지자산을 포함하는 비생산자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는 등 순자산의 상당수는 부동산 자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전년 대비 715조원(5.8%) 증가한 1경3078조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지난해 명목 GDP(1637조4000억원) 대비 8.0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2015년(7.9배)보다 상승했다.

비금융자산이 1경2741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336조6000억을 기록했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토지자산이 많이 늘어났다”며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를 유지하면서 순대외투자 플러스 규모도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전체 국민순자산의 57.6%에 달하는 7539조원을 보유해 순자산이 가장 많았다.

일반정부(3543조6000억원, 27.1%), 비금융법인기업(1719조7000억원, 13.1%), 금융법인기업(275조6000억원, 2.1%)이 뒤를 이었다.

다만 비금융법인이 비금융자산 증가액이 확대되면서 순자산 증가세가 높아진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경우 순금융자산 증가액이 줄어들면서 순자산 증가세가 5.0%로 낮아졌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3억6779만원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순자산 대비 비금융자산 비중은 2008년(82.8%)부터 2016년(62.8%)까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주식시장 흐름이 좋지 않으면서 개인들이 보유한 주식 및 펀드 수익률이 뒷걸음질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30.0%), 일본(37.8%), 캐나다(47.1%), 영국(47.2%)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건설·토지·입목 등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토목건설 제외)은 75.9%로, 미국(34.9%), 일본(43.7%) 등에 비해 크게 높았다.

토지자산, 지하자원, 입목자원 등을 포함하는 비생산자산의 가격 상승률은 2007년 13.2%에서 2008년 1.2%로 크게 낮아진 이후 2014년부터 지가상승률이 올라가면서 2016년(4.6%)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비생산자산의 명목보유손익도 지난해 말 306조4000억원을 기록해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 팀장은 “토지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축소됐으나 혁신도시, 세종시 및 제주도 개발 등의 영향으로 2014년 이후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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